야당의 8번째 필리버스터링 주자로 신경민 의원이 나섰다. 사흘째 필리버스터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안팎에서는 갖가지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소집대기 지침을 통보받았고 보수단체 회원들은 필리버스터링 중단 시위를 시작했다. 국회 속기사의 업무강도 역시 커졌고 국회의장과 부의장도 사흘째 3교대 근무 중이다.
25일 오후 4시 20분 현재 야당의 7번째 필리버스터링 주자인 김제남 의원이 발언을 마쳤다. 이날 오전 9시께 발언을 시작한 이후 7시간 6분 만이었다. 8번째 토론자는 더민주 신경민 의원으로 신 의원의 토론도 저녁 늦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 도입 후 첫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사흘째 진행 중인 25일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서는 각종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이날 오전 필리버스터 국내 최장 발언기록을 경신했고, 은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9시간 29분간 연설을 이어가는 등 '마라톤 발언'이 계속됐다.
여권은 필리버스터링이 이어지는 국회에서 피켓 시위에 나서거나 맞불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보수국민연합 등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는 필리버스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 소속 100여명은 서울 영등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면한 북한 테러 위협을 외면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훼방은 안보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전체 소속 의원에게 대기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중단되면 곧바로 테러방지법 표결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소집 명령이 떨어지면 2시간 안에 본회의장에 올 수 있도록 대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버스터링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의원들의 발언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속기사들의 업무 부담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국회에는 약 60명의 소속 속기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2명씩 한 조를 이뤄 본회의장 단상 앞에 자리를 잡고 있다. 2개조(총 4명)가 각각 번갈아가며 의원의 발언을 정리하고 있다. 10분간의 발언을 회의록으로 만들기 위해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의장 역시 때아닌 밤샘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갑윤·이석현 국회부의장도 3교대로 근무표를 만들어 교대 근무 중이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본회의장에서 사회를 맡거나 의장석을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정의화 의장은 이날 새벽 잠시 서울 한남동 의장 공관에 들러 옷만 갈아입고 다시 국회로 출근해 의장석을 지켰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