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이날 최대 승부처인 3월1일 ‘슈퍼 화요일’ 경선이 열리는 곳 중 하나인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서 트럼프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줄만한 사람을 지명하는 것”이라면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9월 본선에서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한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린턴 부부는 경험이 적은 상원의원들에 맞설 수 있는 정치 전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트럼프에 대한 전술은 모른다. 왜냐하면 그가 전술을 다시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티 주지사의 지지 선언에 트럼프도 “와우!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크리스티 주지사의 지지 선언은 ‘슈퍼화요일’을 나흘 앞두고 나왔다. 특히 크리스티가 연임에 성공한 현직 주지사인 동시에 공화당주지사협회(RGA) 회장을 맡을 정도로 공화당 내 거물급 인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그의 지지 선언은 공화당 경선 표심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크리스티 주지사의 지지 선언 후 크리스티 주지사를 지지했던 폴 르페이지 메인 주지사도 곧이어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크리스 콜린스(뉴욕), 던컨 헌터(캘리포니아) 등 공화당 하원의원 2명이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화당 주류들이 트럼프의 돌풍을 저지하고자 대항마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밀고 있으나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크리스티는 한때 공화당 대선 유력주자로 손꼽힌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2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이후 뉴저지 지역 사회를 회복시킨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른바 ‘조지워싱턴브리지 게이트’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지난 10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 중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