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안·대북 리스크, 기업·경제심리 금융위기직후 수준

입력 2016-02-29 06:00 수정 2016-02-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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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와 경제심리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직후 만큼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글로벌 금융불안이 지속된데다 북한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 등 대북 리스크까지 맞물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부진이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6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자료에 따르면 2월 업황BSI가 제조업은 6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도 전달대비 4포인트 떨어진 64를 보였다. 이는 각각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각각 56, 60) 이후 6년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지수란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이를 지수화 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제조업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할 것 없이 모두 부진했다. 대기업은 68로 2012년 9월(68) 이후 3년5개월만에, 중소기업과 수출기업은 각각 54와 61로 2009년 3월(각각 54, 56) 이후 6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내수기업도 64를 기록, 3년1개월만에 가장 낮았던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3월 업황전망BSI도 제조업은 전월과 같은 66에 그쳤다. 이는 2009년 4월(59) 이후 최저수준이다. 비제조업도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67로 2013년 8월(67) 이후 1년6개월만 가장 낮았다.

제조업은 중국, 러시아, 브라질, 중동 등 신흥국 전반의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영향을 받았다. 또 1월 중국증시 하락과 유가폭락, 일본 마이너스 금리 도입 역효과에 따른 금융시장 쇼크에 이어, 2월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유럽 은행들의 수익성악화와 영국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 가능성이 불거지며 글로벌 불안이 확산됐다. 설연휴를 전후해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가동중단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졌다.

비제조업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수도권의 경우 지난 1일부터 지방은 5월2일부터 시행되는 탓에 건설과 부동산쪽이 좋지 못했다. 또 수출부진에 화물을 중심으로 한 운수쪽도 부진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 부진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1월보다 확대된데다 북한 리스크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전자, 자동차, 금속가공 등 주요 수출업종 위주로 업황이 악화됐다”며 “비제조업도 건설, 부동산, 운수를 중심으로 부진한데다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영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24.0%, 23.3%)과 불확실한 경제상황(23.1%, 17.5%)을 가장 높게 꼽았다. 내수부진은 전월대비 각각 1.2%포인트와 0.1%포인트 감소한 반면,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전월보다 각각 1.1%포인트씩 증가했다.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해 민간경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경제심리지수(ESI)도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89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6월 8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요인을 제거해 ESI의 장기평균선을 의미하는 ESI 순환변동치도 1포인트 내린 88을 기록했다. 이 또한 2009년 5월 8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 팀장은 “소비심리가 좋지 않은 탓에 ESI가 부진했다”며 “세계경제가 좀 나아지는가 싶으면 일본 유럽 중국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 업체는 제조업 1748개 업체, 비제조업은 1121개 업체 등 총 2869개 업체였다. 조사기간은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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