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는 29일(현지시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실망감이 확산된 영향이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6% 하락한 2687.98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장 초반 4.6% 급락해 1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써 증시는 올 들어 24% 하락했다. 93개 글로벌 증시 중 최악의 성적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 26일 개막한 G20 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체적 언급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G20 회의 개막에 앞서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경제 낙관론을 펼치면서 “우리는 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과 수단이 충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위안화 추가 약세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번 G20 회의에서 중국의 환율정책과 경기부양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스티브 왕 리오리엔트 파이낸셜마켓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G20로부터 희소식이 나오지 않자 투자자들이 실망했다”면서 “중국 대형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 매수 양상이 보이는 상황에서 G20의 모호한 경제 전망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주택을 구매하는 움직임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된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내달 1일 2월 제조업 PMI와 비제조업 PMI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제조업 PMI가 전월대비 변동 없는 49.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가 위축된 것으로 판단한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발행으로 시중에 23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