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정부 영향에 배당확대 지속…전기요금 인하는 제한 전망

입력 2016-02-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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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정부 목표에 발맞춰 1조99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결정했다.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배당성향을 28%로 대폭 상향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지난주 밝힌 이후 나온 첫 결정이다.

한전 지분은 정부가 18%, 산업은행이 33%를 보유하고 있다. 총 배당금 중 절반가량이 정부로 돌아가는 셈이다.

한전은 29일 보통주 1주당 3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1조9900억원에 달한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3조4139억원 가운데 1조9900억원가량을 올해 배당하기로 결정했다”며 “3월 22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전은 전년 대비 395% 급증한 13조41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지난해 올렸다. 이번 배당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순이익 중 신규투자액 4조7000억원을 제외한 배당성향은 36.8% 에 이른다. 업계는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한전의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정부 계획과 정책에 부합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요금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토지 매각 차익을 부채상환에 우선 사용할 거라는 전망과 달리 배당규모를 크게 확대했다”며 “정부 및 산업은행 재무 상황도 이번 배당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전의 배당성향은 장기적으로 정부 목표인 40%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한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배당 확대로 공공요금 정책의 실마리가 확인 가능하다”며 “현 정부는 공기업의 정상화, 재무구조 개선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전의 수익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는 요금 조정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이란 측과 500MW 차바하르 IWPP 개발사업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IWPP(Independent Water and Power Purducer) 개발사업은 포스코가 추진 중인 차바하르 지역 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및 천연가스를 사용해 전력 및 용수를 생산, 차바하르 제철소와 경제자유구역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한전은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건설, 현지 제철회사인 PKP와 더불어 발전소 건설부지 확보, 이란 전력공사와의 전력판매 계약 체결, 재원조달 등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한전은 전력망 효율향상과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 발전소 성능보수 사업, 연구인력 교류 및 연구과제 공동 수행 등 이란과의 전력분야 협력을 포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한전은 세계최대 규모 주파수조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준공식을 지난 25일 경산변전소에서 개최한 바 있다.

ESS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에너지 신산업의 핵심 설비다. 기존 발전기가 담당하는 주파수조정을 ESS로 대체함으로서 전기품질을 높이고 발전비용을 낮출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7월 28MW 서안성변전소와 24MW 신용인변전소 구축을 시작으로 올해 48MW 경산변전소 등 7개 변전소에 총 184㎿ 주파수조정용 ESS를 구축했다.

세계최대 규모인 총 236MW 주파수조정용 ESS 변전소 9개를 보유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바로 전날에는 공군 지능형전력망 구축 사업 수행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공군 지능형전력망 구축 사업은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비상시에도 전국의 공군 비행장에 독립적으로 전력공급이 가능한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공군 지능형전력망 구축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총 3단계로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군 비행장 공중 전력설비의 지중화 △공급전압 22.9㎸ 단일화 △비상발전기와 ESS 설치 △전력설비를 원격으로 감시·제어하는 제어센터를 구축하게 된다.

업계는 이란을 비롯한 해외 시장과 국내 각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전의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 배당금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1500억~2000억 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정부는 이미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2020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성향이 앞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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