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슈퍼화요일’결전이 1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경선 후보가 백인 우월주의단체 쿠클럭스클랜(KKK)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 현재 공화당 경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트럼프가 슈퍼화요일에서 어떠한 성적표받게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KKK의 전 지도자인 데이비드 듀크의 트럼프 지지발언이었다. 최근 듀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프그램에서 “트럼프를 뽑지 않는 것은 당신들 유산에 대한 반역”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확산은 트럼프가 자초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KKK 지도자 듀크가 자신을 공개 지지한 데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
트럼프는 ‘듀크의 지지를 거부하고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거리를 둘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나는 데이비드 듀크를 모른다. 그가 나를 지지했느냐.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당신이 도대체 어떤 단체를 말하는 것인지 자료를 주면 검토해 보고 문제가 있는 단체의 지지는 거부하겠다. 당신도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비난하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애매한 태도가 논란이 되자 경쟁후보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공화당 지지율 2위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가 CNN 인터뷰에서 KKK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어떻게 KKK 비판을 거부하는 사람을 우리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테드 크루즈 의원도 트위터에 “정말 슬프다. 인종차별은 잘못된 것이고 KKK는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트위터에 “KKK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은 대선주자로서 자격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며 역겹다”고 비판했다. 롬니는 지난달 24일 트럼프의 탈세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는 부친이 1927년 뉴욕 퀸스의 KKK 폭동 때 체포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상황은 더욱 불리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꺾이지 않을 기세다. 지난달 29일 CNN방송과 ORC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는 49% 지지율을 얻어 경쟁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16%)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텍사스·15%) 상원의원을 30%포인트가 넘는 지지율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