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ㆍ4세들의 경영이 본격 개막되고 있다. 경영승계 작업에 착수한 그룹까지 포함하면 재계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GS그룹에 이어 두산그룹도 4세 경영을 시작했다. 이날 박용만 회장은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큰 조카인 박정원 (주)두산그룹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줬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두산가(家) 4세의 맏손자다.
GS그룹 역시 지난 연말 정기인사에서 2세 시대를 내리고 3, 4세들이 경영 전면에 포진하는 인사를 단행냈다. GS는 창업 2세로 유일하게 남아있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용퇴했다. 대신 3세 경영인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GS그룹은 4세 경영의 틀도 짰다. 고(故)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업지원실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올렸다.
코오롱그룹도 4세가 임원 대열에 합류하며 후계구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연말 정기인사에서 이웅열 회장의 외아들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부장을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이 상무는 고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2014년에 별세한 이동찬 명예회장의 손자다.
3세 경영을 준비하는 그룹도 늘어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실장을 상무에서 전무로 발탁했다. 한화그룹을 세운 고 김종희 창업주의 손자인 김 전무는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를 거쳐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0년 1월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지 5년, 상무로 발탁된 지 1년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총괄부문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영전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정 전무는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으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퇴사했다. 이후 2013년 6월 재입사해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를 거쳤다. 재입사 1년 4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했고, 다시 1년만에 전무로 올라섰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 역시 지난 연말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손녀이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녀이다.
SPC그룹도 3세 경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 겸 전략적 성장(SG) 부문장은 지난해 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이트진로 또한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경영전략본부장이었던 박태영 전무를 부사장으로 발령냈다. 박 부사장은 창업주 고 박경복 회장의 손자이자 현 박문덕 회장의 장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