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잔치 `모럴해저드'..동양생명 40%를 중국에

입력 2016-03-03 09:15 수정 2016-03-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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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주요 보험사 평균 배당률 30% 육박…은행 20% 초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보험사들이 고배당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험 준비금이 날이갈수록 불어나고 있고 오는 2020년 회계기준 2단계(IFRS4 phase 2) 도입이 예정돼 있다.

보험사들은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일부 보험사가 무분별한 배당을 실시하자 금융당국도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8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3328억원으로 당기순이익 1조2112억원 가운데 배당성향이 27.5%를 기록했다.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전년과 같은 주당 18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금 총액으로 1353억원이 책정됐다. 배당성향은 25.5%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의 배당성향은 40.5%에 달해 보험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동양생명은 주당 62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지난해 당기순익 1563억원 가운데 633억원을 배당한다.

흥국생명은 2012년 이후 3년만에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성향이 11.22%를 기록했다.

손해보험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주당 51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2214억4600만원으로 배당성향은 27.20%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각각 주당 750원, 15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598억원, 981억원으로 각각 28.20%, 22.80%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KB손보는 KB금융지주의 인수 이후 처음으로 주당 4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배당성향은 15.10%다. KB손보는 손보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배당금 총액이 259억원에서 240억원으로 줄었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은 35.60%를 기록했다. 배당금이 지난해 380원보다 오른 570원을 기록하며 배당금총액도 400억원에서 602억원으로 뛰었다.

코리안리는 주당 350원의 현금배당을 한다. 배당금총액은 402억원으로 22.32%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현금배당을 결정한 11개 보험사들 가운데 흥국생명과 KB손보를 제외하고 9개 보험사들의 배당성향은 모두 20%를 넘는다. 9개 보험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28.04%로 30%에 육박한다. 국내 금융지주사들과 은행들의 배당성향이 20%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업황 불황 등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시행하는 등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4분기만 하더라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보험사들이 변액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며 실적이 급감했다.

변액보험은 주식과 파생상품(ELS) 등 변동성이 높은 곳에 투자한다. 생보사는 변액보험을 판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하락하면 그 차이만큼을 매년 추가로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환경이 녹록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고 글로벌 증시의 변동폭도 커져 보험사들이 추가로 적립해야할 변액보험 준비금이 1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오는 2020년에 도입되는 IFRS4 2단계도 보험사들의 재무상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IFRS4 2단계의 핵심은 보험부채의 평가가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변경하는 것이다.

부채평가의 핵심인 상품의 분류기준과 할인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보험 부채의 시가 평가에 의해 40조원 이상의 자본을 추가로 채워야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배당 대신 내부 유보를 권고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정부 정책 때문에 고배당을 유지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A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는 IFRS4 2단계 준비를 위해 배당을 많이 하지 말라고 한다"며 "하지만 배당을 적게 하면 기업소득 환류세를 별도로 부담해야 하고 정부도 배당을 더욱 확대해야한다고 하고 있어 고배당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현금배당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일부 생보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이 급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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