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민기업 포스코⑦] 하루 371건 3740만원…포스코엠텍, 지역구 의원에 ‘후원금’

입력 2016-03-03 10:29 수정 2016-03-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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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과 稅추징 놓고 진통 겪던 때 무마 위해 직원 강제동원 의혹

▲포스코엠텍 직원들이 지난 2014년 12월 29일 집단으로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포항남구•울릉) 후원계좌에 374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입금한 사실이 선거관리위원회 회계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포스코엠텍 직원들이 지난 2014년 12월 29일 집단으로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포항남구•울릉) 후원계좌에 374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입금한 사실이 선거관리위원회 회계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포스코가 계열사 직원들을 동원해 현역 국회의원 정치 후원금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또 다시 정경유착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포스코 위기를 초래한 정경유착에 직원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3일 본지가 입수한 선거관리위원회 회계자료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글로벌 소재부문 계열사인 포스코엠텍 직원 100여 명이 지난 2014년 12월 29일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포항남구·울릉) 정치 후원금 계좌에 개인당 약 10만원의 후원금을 입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강북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포스코엠텍이 직원들의 기부행위를 통해 지역 국회의원에게 소액 후원금을 몰아준 것이다.

포스코엠텍 측은 당시 직원 식당 게시판 등에 국회의원 후원 내용을 공고하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가를 유도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엠텍 관계자는 “임직원이 박 의원 정치 후원금 기부행사에 동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자발적으로 이뤄진 기부로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후원금 지급 내역서에는 특정 부서 소속 직원 전원이 후원에 동참하는 등 자율적인 기부 형태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의원실 측은 “통상 연말에 진행되는 직장인들의 연말정산을 위한 후원금 기부행위로, 현재 파악된 것은 포스코엠텍 직원 100여 명이 참여했고, 정치적인 이권 관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기업이 직원들을 동원해 특정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몰아주는 행태의 위법성 여부다. 대법원은 유사한 사례로 지난 2010년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선동 전 에쓰오일(S-Oil) 회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김 전 회장이 (기업 이익 추구를 위한) 내막을 모르는 직원들의 기부행위를 유발한 사실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포스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정치 후원금을 기부한 시기에 국세청과 거액의 세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던 때라, 기업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지금까지 포스코가 계열사와 협력사 직원들을 동원해 특정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구체적으로 밝혀진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에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를 통해 그동안 불거진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포스코엠텍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계열사, 협력사 등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 7월11일부터 이듬해 5월까지 무려 10개월 동안 포스코엠텍에 대한 법인세통합 세무조사를 실시해 435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세(390억원) 및 법인세(44억원)를 추징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포스코엠텍은 2014년 8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지난해 12월 435억원의 추징금을 전액 돌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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