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엘리트, 그들] ‘수출 살리기’ 구원투수 주형환… 부처간 업무조율 이석준

입력 2016-03-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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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26회

지난해 말 개각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수가 행시 26회다. 행시 동기인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각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이 관가 요직을 독차지하면서 기재부 출신들이 요직을 싹쓸이하는 이른바 ‘기피아(기재부+마피아)’ 시대가 열렸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재정, 금융, 대외경제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인 주형환 장관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되살리고 기업 구조조정으로 산업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유다.

서울 출신으로 덕수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공직생활 시작해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금융정책국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하면서 경제, 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쌓았다. 기재부 대외경제국장 시절,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처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추진단장, 녹색성장위원회 기획단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고, 이후 기재부로 복귀해 차관보, 1차관 등을 역임했다. 업무에 있어서 완벽을 요구하는 스타일로 빈틈없는 일처리로도 유명하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역시 금융과 예산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경제통이다. 기재부 정책조정국장과 예산실장, 1차관 등을 거치며 다른 부처와의 업무 조율을 매끄럽게 처리한 능력을 인정받아 총괄·조정이 주된 업무인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됐다.

부산 출신으로 동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 실장은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시절 부동산 대책을 만들었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시절에는 가계부채 대책 마련도 주도했다. 기재부 예산실장을 거쳐 세제까지 담당해 ‘슈퍼 차관’이라 불렸던 기재부 2차관을 지냈다. 창조경제 실무 사령탑인 미래부 1차관 시절엔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축하며 창조경제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특히 금융과 예산 분야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잘 내며 정확한 판단과 합리적인 업무처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관급에서는 현 정부 출범 후 2년 10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연만 환경부 차관이 행시 26회의 대표주자다. 정 차관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환경정책 전문가로 자원순환 국장으로 재직할 때 마련한 폐자원 에너지화 대책은 환경부 역사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공공정책학 석사를 받고 환경부의 전신인 환경처에서 출발해 수질정책과장·대기관리과장·환경평가과장·수질보전국장·자원순환국장·자연보전국장·기획조정실장 등을 환경부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과장 시절 환경부 공무원노동조합이 선정하는 ‘닮고 싶은 간부 공무원’ 1위로 연달아 뽑힐 정도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1년에 60여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도 행시 26회다. 이 청장은 2011년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으로 일하면서 농협의 신용과 경제 분야를 분리시킨 농협법 개정을 마무리 지은 정책·기획 전문가로 통한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영남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나와 농림수산부 무역진흥과장, 주미대사관 농무관,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식품산업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두루 거쳐 농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평소 온화하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끈질기면서도 치밀하게 접근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채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도 행시 26회다. 경남 출신으로 성균관대 행정학과, 미 시라큐스대를 졸업했으며 행정안전부 제도정책관, 경남 행정부지사,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연수원장 등을 역임한 자치행정 부문 전문가로 손꼽힌다.

임 위원은 지난 2012년 7월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중도 사퇴로 홍준표 현 경남지사가 당선될 때까지 ‘지사 권한대행’을 맡아 지역 및 선거 현안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대외조정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시 26회는 주요 공공기관장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2014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마지막으로 경제관료 생활을 마무리한 뒤 작년 1월 KOTRA 사장으로 취임한 김재홍 코트라 사장이 대표적이다. 김 사장은 32년간 무역·통상·산업 분야에서 경륜을 쌓으며 차세대 신성장동력 산업 발굴, 국가균형발전계획 수립, 산업융합촉진법 제정, 산업융합정책 수립 등 굵직한 정책과 법안들을 탄생시켰다.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도 김 사장과 동기다. 이 이사장은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 고용정책관, 노사정책실장, 차관을 거쳐 고용·노사 분야를 모두 섭렵한 정통 관료로, 자타가 공인하는 고용정책 전문가다. 직원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춘데다 꼼꼼하고 깔끔한 일처리로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로 꼽는다. 2013년 10월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해서도 최근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10개 소속 병원을 취임 2년 만에 흑자기조로 돌려놓는 등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도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지식경제부 대변인, 무역정책관, 산업경제정책관, 기획조정실장, 에너지자원실장, 산업경제실장 등의 요직에서 산업정책 전문가로 경험을 쌓다 공공기관장으로 안착한 케이스다. 특히 기술사업화, 중소·중견기업 애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 산업현장 현안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며 문화예술을 활용한 소통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지식경제부에서 대변인·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자원개발원자력정책관,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 등을 지낸 산업·입지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2013년 이사장에 취임해서는 기존 산업단지를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재창조하는 데 역량을 발휘했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기재부 출신 기관장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코노미스트,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과장, 금융위원회 대변인,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금융담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쳐 2013년부터 2년간 예탁결제원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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