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에 울고 있는 신용정보업계

입력 2007-06-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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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민사채권 추심도 되고, 명의 없는 광고도 되고”

채권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신용정보업체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신용정보업체에 대해서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광고ㆍ홍보물을 제작함에 있어서도 규제 아닌 규제를 받고 있고, 또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도 안되고 있지만, 이들 업체 외에 채권추심이 가능한 변호사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신용정보사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변호사사무소 등에서 개인 채무에 대한 채권추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변호사은 따로 채권추심업 등을 등록하지 않아도 민사소송에서 판결이 난 개인 채무에 대한 추심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정보업체들은 개인간 채무에 대해서는 채권추심을 할 수 없으며, 오로지 금융채권과 회사채권에 대해서만 추심업무가 가능하다.

최근 신용정보업계는 금융권의 부실여신이 대폭적으로 축소됨에 따라 금융채권의 축소 등으로 인해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실채권의 감소로 인해 몇몇 신용정보사들은 퇴출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민사채권에 대해서 취급을 허용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불법채권추심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광고ㆍ홍보물에 대해서도 ‘유의사항’이라는 규제 아닌 규제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신용정보사에게 ‘채권추심영업을 위한 광고ㆍ홍보물 제작ㆍ사용 시 유의사항’이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이 유의사항에 따르면 광고 명의 및 연락처는 채권추심업자 명의와 연락처를 사용해야 하며, 채군추심업 종사자의 개인휴대전화번호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광고물 제작ㆍ사용 시 ‘해결’, ‘떼인 돈’ 등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건너편에 있는 영등포구가 설치한 광고물 게시대에는 ‘못 받은 돈 회수해 드립니다’라는 광고물이 버젓이 걸려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고, 개인휴대전화번호가 적혀있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자 명의는 없다.

그러나 금감원은 현재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알았다 하더라고 이에 대해 광고 수정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광고물을 게시한 곳은 변호사 사무실로, 금감원의 감독을 받지 않는 곳이다. 또한 이 변호사 사무실은 신용정보법에 의해 채권추심업 인가를 받은 곳이 아니라 변호사법에 따라 민사채권에 대한 추심을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호사의 채권추심업무는 변호사법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며, 광고물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야 할 사안”이라며 “따라서 변호사가 이러한 광고물을 내걸었다고 해서 문제를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신용정보회사의 채권추심업 종사자가 이러한 광고를 내걸었다면 아마도 해당 신용정보회사는 물론 당사자도 금감원으로부터 큰 질책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이는 권고사항일 뿐 법적 규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재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에서 이를 내버려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신용정보사들이 차별 아닌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신용정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법으로 채권추심을 허가 받은 신용정보사들은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데, 변호사에게는 이를 허용해 주는 것은 문제”라며 “변호사라는 이유로 신용정보업체에 대해 ‘권고’하고 있는 광고물에 대해 변호사라고 허용해 주고,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협의도 안되고 있는 것은 약자인 채권추심업자만 불리한 차별”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채권추심업은 신용사회를 만들기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로부터 지탄 아닌 지탄을 받는 등 맘고생을 하고 있는데, 당국에서 최소한 차별은 받지 않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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