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면서 재미없다고 할 가능성은 제로(Zero)입니다. 뻔한 드라마이지만 여태껏 본 드라마들과는 다를 거라고 감히 말하겠습니다.”(김진민 PD)
MBC가 주말극 시간대에 진한 멜로 드라마를 배치해 ‘내 딸 금사월’로 생긴 막장드라마 오명 벗기에 나섰다.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는 MBC 새 주말드라마 ‘결혼계약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MBC는 ‘내 딸 금사월’로 평균 시청률 30%대를 기록, 동 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는 얻었지만 막장드라마 왕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내 딸 금사월’ 후속으로 MBC가 선택한 것은 통속적인 멜로 드라마다.
‘결혼 계약’은 인생의 가치가 돈 뿐인 남자와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여자가 극적인 관계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밝고 경쾌하면서도 애절하게 그린 극이다.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싱글맘 여자와 부잣집 남자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결혼 계약을 하게되고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너무나도 뻔한 내용이지만 연출을 맡은 김진만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결혼 계약’에 대해 “단순하지만 깊은 사랑을 담고 있는 얘기다”라며 “외형적인 대작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면에서 이보다 큰 대작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민 PD는 ‘오만과 편견’, ‘로드 넘버원’. ‘개와 늑대의 시간’, ‘달콤한 인생’ 등을 연출한 PD다. 그간 다수의 작품을 통해 훌륭한 연출력을 보여준 김진민 PD의 작품이기에 배우 이서진도 그를 믿고 1년 4개월 만에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극 중 이서진은 한남식품의 명예회장 한성국(김용건 분)의 둘째아들로 안하무인의 냉정한 성품을 가진 한지훈 역을 맡았다.
이서진은 “예능을 하면서도 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며 “그러다 ‘결혼계약’ 섭외를 제안 받았는데 김진민 PD가 연출한다고 하기에 바로 작품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중년 배우 박정수도 김진민 PD의 연출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김진민 PD의 일하는 과정을 보면 굉장히 독특하고 재미있다”며 “김진민 PD와 이서진이 투덜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촬영장에 가고 싶을 정도”라며 훈훈한 촬영장 분위기를 언급했다.
극 중 오래전 남편을 잃고 남편이 남긴 빚까지 떠안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7살짜리 딸과 단둘이 사는 싱글 맘 강혜수 역을 맡은 유이도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싱글맘 역할이 두 번째이긴 하지만 혜수의 역할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싱글맘 연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감독님과 꾸준히 얘기했다. 감독님과 얘기 후 연기를 하니 감정이 잘 잡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혼 계약이라는 소재, 시한부 판정을 받는 여주인공, 부잣집 남자와 가난한 여자와의 사랑 관계 등 ‘내 딸 금사월’에 이어 또 다시 막장 멜로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진민 PD는 “회사 입장이나 MBC PD 입장에서 그 시간대의 시청자들이 과연 이 드라마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고민했다. 대본을 보면서 연출자가 고민을 깊게하고 심플하게 연출해야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요소만 놓고 보면 막장에 가까운 것도 있다. 그러나 풀어가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표현방식과 감정이 전작과는 분명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뻔한 내용의 드라마가 김진민 PD의 연출력으로 뻔하지 않은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결혼계약’은 5일 첫 방송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