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시장 활황? 수도권 40% 이상이 미분양 단지

입력 2016-03-04 11:40 수정 2016-03-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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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분양시장에는 아파트 못지않게 오피스텔 열풍이 불며 13년 만에 최대물량인 6만여가구가 공급됐다. 오피스텔 매매·분양 시장에는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11조원의 돈이 풀리기도 했다. 하지만 뜨거웠던 오피스텔 시장은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 몸살을 앓고 있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에 지난해 분양한 단지는 총 128개 단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올 1월말 기준으로 분양이 완료된 단지는 75개 단지다. 나머지 40% 이상에 해당하는 53개 단지는 여전히 분양중이다. 사실상 미분양이라는 이야기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분양한 단지는 총 79개이지만 절반에 가까운 37개단지(46%)가 미분양 단지다. 인천은 분양단지가 6개로 타지역보다 낮았지만 66%에 달하는 4개 단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비교적 수요가 많은 서울은 43개 단지 중 12개 단지가 미분양되며 미분양률 27%를 보였다.

오피스텔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신규 투자처로 각광받고 전세난에 쫓긴 임차인들의 수요가 더해지면서 지난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분양률이 높게 나타났고, 전문가들은 고분양가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텔 분양가는 계약면적 기준 3.3㎡당 784만원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경기도 화성시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754만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에 남양주시 38%, 광명시 32%, 평택시 20% 등 순으로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수도권 지역은 인천 남동구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전년 대비 87% 상승했다.

이 같은 고분양가의 부작용으로 일부 지역에 미분양단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화성시와 평택시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단지는 총 9곳, 이 중 4개 단지가 현재까지도 미분양 상태다. 남양주시의 경우 분양한 2개 단지 모두 미분양이다. 하남시에서는 8개 분양 단지 중 2개를 제외한 6개 단지가 미분양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급증한 미분양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도 발견된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P오피스텔 단지는 하남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도시 미사역세권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총 815실 규모로 전용면적 21~42㎡로 설계됐으며 전 호실이 복층으로 조성됐다. 계약금에 대한 이자 지원과 임대보장 확약서 등의 조건을 내세우며 미분양 털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남 분양업체 관계자는 “하남 지역 오피스텔 시장은 이미 분양업계에서 ‘시장이 죽었다’고 말하고 있다”며 “땅값이 비싼데다 대형건설사들이 분양하다보니 고분양가가 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미분양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강태욱 우리은행 자문위원은 “자금이 없고 금리가 낮다보니 오피스텔 상품으로 수요자들이 관심을 많이 갖지만 오피스텔이 다른 주거상품에 비해 취득세가 높고 입주할 때가 되면 생각한 것 만큼의 임대수익률이 나오는 곳이 드물다”며 “최근에는 오피스텔이 아닌 소형아파트 쪽으로 투자하려는 등 투자상품으로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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