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업체로 부상한 화웨이가 미국 시애틀 지역에 새 사무실을 열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웨이는 워싱턴 주 벨뷰에 이달 최대 100명이 근무할 새 사무실을 낸다고 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윌리엄 플러머 화웨이 대외관계 담당 부사장은 “화웨이 북미 연구ㆍ개발(R&D) 사무실이 될 것”이라며 “오는 2017년까지 100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벨뷰 상업 중심지에 위치한 플라자센터벨뷰 빌딩 5층의 총 면적 1만1000제곱피트(약 1022㎡) 공간을 임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벨뷰 지역 부동산업체인 브로더릭그룹의 그랜트 요크 선임 부사장은 “이 공간은 100명을 수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아마 화웨이가 사무실을 더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벨뷰는 시애틀에서 약 20km 떨어진 위성도시다. 시애틀 지역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T모바일 익스피디아 등의 본사가 있는 것은 물론 인재가 많이 있고 실리콘밸리보다 비용이 낮아 많은 IT기업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페이스북도 지난 2010년 실리콘밸리 이외 첫 개발자용 사무실을 이곳에 열었다. 구글도 여기에 있는 커크랜드 캠퍼스를 확장하고 있다.
화웨이가 시애틀에 사무실을 연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미국 스마트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화웨이는 안보 우려로 미국 통신장비 시장 진출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12년 보고서에서 “화웨이와 중국 경쟁사인 ZTE가 통신장비에 백도어(뒷문)를 몰래 설치해 스파이 활동에 쓰일 수 있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화웨이가 이 분야 대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으로 미국시장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궈핑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기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친구들이 덜 경쟁적인 서비스를 더 많은 가격을 치르고 사야 한다면, 그래서 화웨이가 무엇인가 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보다 45% 가까이 급증했다. 또 화웨이는 앞으로 2~3년 안에 애플을 누르고 2021년까지 삼성을 추월해 세계 최대 스마트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상태다.
화웨이가 미국에서 R&D 역량을 강화하고자 새 사무실을 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화웨이는 글로벌 직원 15만명 중 7만명 이상이 R&D에 종사하고 있다. 또 미국 내 50여 개 대학과 약 100개의 연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디지털 광고기술업체 애드세이즈의 탕자오후이 최고경영자(CEO)는 “시애틀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화웨이가 이 곳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류 기술혁신협회 설립자는 “숙련된 프로그래머와 클라우드 전문지식을 갖춘 개발자들이 많은 것이 시애틀의 가장 큰 혜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