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 대선] 공화당 TV토론, 트럼프-나머지 후보 대결 구도…성적 농담·인신공격으로 얼룩

입력 2016-03-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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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경선후보와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11차 토론대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경선후보와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11차 토론대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AP뉴시스

미국 제11차 공화당 TV토론이 인신공격과 막말로 얼룩졌다. 막말로 유명세를 얻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은 막말 수위를 한층 더 높였고, 그간의 경선에서 트럼프에 크게 뒤지면서 ‘다급해진’당내 2,3위 후보들이 ‘트럼프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주최로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진행된 11차 공화당 TV토론은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얼룩졌다. 특히 한때 돌풍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트럼프가 경선 최대 분수령이었던 ‘슈퍼 화요일(1일)’에서 압승을 거두자 토론 분위기는 ‘트럼프 대(對) 나머지 후보’ 양상을 보였다. 이날 트럼프와 가장 치열한 ‘막말 공방’을 벌인 후보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이었다. 두 후보는 토론 초반부터 사사건건 부딪히다 인신공격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 무대에 오른 이들 가운데 클린턴에 맞서면 가장 불리한 인물이 트럼프”라면서 트럼프가 보수주의를 대변해주는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많은 여론조사에 나는 힐러리를 이긴다”고 맞받아쳤다. 이들의 공방은 급기야 ‘성(性)적 발언 ’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루비오 후보는 “인신공격을 받아야 할 후보가 있다면 그 사람은 트럼프일 것”이라면서 “그만큼 트럼프가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인신공격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루비오가 최근 유세장에서 자신을 겨냥해 ‘손 작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고 발언한 점을 상기시키며 자신의 두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게 작아 보이냐”면서 “이게 작다면 어딘가도 작을 것이지만 장담하는데, 나는 문제 없다”고 말했다. 이는 작은 손이 작은 성기를 뜻한다는 속설을 이용해 농담을 던진 것이다. 토론 장내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이날 미국 주요 언론의 평가는 싸늘했다. 이날 CNN은 “공화당 TV토론이 더러웠다”고 평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세에 몰린 루비오와 크루즈가 공격 모드로 바뀌면서 막말 대열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막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루비오 의원이 트럼프에 왜 의류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냐고 따지자 트럼프는 “걱정 마세요, 꼬마(Little) 마르코”라고 되받았다. 이에 루비오 의원은 “알겠어요, 큰(Big) 도널드 말을 들어보겠어요”라고 말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트럼프가 자신의 말에 끼어들었다면서 “도널드, 방해하지 않는 법을 배워. 그건 어려운 게 아니야. 10을 세”라고 조롱 섞인 말투로 트럼프를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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