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회사의 모기업 자본구조 변동 사항은 공시대상이어서 사실과 다르게 투자자들에게 알렸다면 징계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동부증권이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동부증권은 2011년 주식회사 '씨모텍'이 일반공모 방식으로 실시한 12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표주관사 겸 증권인수인으로 참여했다.
씨모텍은 유상증자를 위해 2010년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동부증권은 이 신고서의 '인수인 의견' 항목에 '씨모텍의 최대주주인 나무이쿼티가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차입한 270억원 중 220억 원이 자본금으로 전환됐다'고 기재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자본금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허위사실이 기재됐다고 판단해 동부증권에 4억66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동부증권은 "자본금 전환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금융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했다. 또 이 부분은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허위공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에서 말하는 '중요한 사항'은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말하는데, 발행회사의 최대주주 자본구조는 주식가치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동부증권은 금융위가 이의신청을 받아주지 않자 소송을 냈다.
법원은 동부증권에 대한 제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증권신고서 대상 기업의 최대주주가 법인이라면, 그 법인의 재무상황이나 자본구조는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동부증권은 법인등기부 등본을 확인하는 간편한 방법에 의해 알 수 있었는데도 나무이쿼티의 차입금의 자본금 전환 사실을 증권신고서에 허위 기재했다"며 "동부증권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이 증권신고서 제출 제도를 통해 시장을 규제하는 것은 증권 공모 시에 발행회사와 증권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