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들이 ‘은행장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3곳이 모두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며 어수선한 모습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본인의 부인에도 4·13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차출설에 휩싸여 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권 행장의 정치권 입문설에 대한 문의가 있다”면서 “은행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임직원들이 권 행장의 행보에 큰 관심을 두는 이유는 후속 인사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행장, 2013년 권 행장까지 두 번 연속 내부 출신 인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경제 관료 등 외부 출신들로 채워졌던 국책은행의 태생적인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지금 권 행장이 물러날 경우 외부 인사가 후임으로 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기업은행장 인사는 다음 달 7명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중 4명이 교체되는 등 차관급 인사 수요와 맞물려 있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권 행장이 중도 퇴임했을 경우 기업은행장을 맡을 전·현직 금융당국 고위 인사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자를 확정하는 오는 14일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4월과 5월 권 행장의 출장 일정 등을 봐서는 (비례대표 차출설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최고경영자포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등은 해외 출장 성격이어서 후임자도 충분히 참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국감에서 논란이 된 이덕훈 행장의 ‘황제 출장’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이 행장이 취임 후 18번의 해외출장에 약 10억원의 비용을 사용했다”며 과도한 의전을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청와대는 수출입은행 경영진의 지난해 해외 출장 내역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이번 조사가 이 행장의 황제 출장 논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도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부담이다.
이동걸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소신을 밝혔지만 새로운 게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산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로드맵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