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유출 210조원…‘투자자 이탈’ 주원인 아니다?

입력 2016-03-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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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중반부터 발생한 중국의 대규모 자본유출의 원인이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투자자 자금 이탈이라기보다는 중국 본토 기업의 달러표시 부채 상환으로 인한 비중이 더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자본 유출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하나는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자산을 매각한 데 따른 것이고 또 하나는 중국 기업들이 달러 표시 부채를 상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의 분석은 두 번째 원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BIS에 따르면 작년 7~9월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본은 1750억 달러(약 21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20억 달러는 외환보유고의 공식적 감소였고, 나머지 1630억 달러는 민간 부문에서 빠져나갔다. 특히 1630억 달러에서 4분의 3은 역외 위안화 예금 감소(800억 달러), 중국 기업의 역외 은행에 대한 부채 상환(370억 달러), 중국 현지 은행에 대한 상환(70억 달러)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중국의 자본 이탈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성장둔화와 위안화 약세 등으로 중국 본토에서 투자금을 빼는 투자자들의 행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중국 자본 유출의 주원인이 투자자의 매도가 아닌 부채 상환이라는 이번 BIS의 보고서는 이러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단기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부채와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기준으로 3조19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전치는 3조2300억 달러였다. 이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18개월 동안 16개월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마지노선은 3조 달러 선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6.5~7.0%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7%)를 밑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재정 적자와 통화공급의 확대를 용인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신용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시켰다. 부채 부담이 급증한데다 중국 지도부의 개혁 실행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총 부채비율은 2007년도 166%에서 지난해 247%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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