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급감하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서울 분양권 거래규모가 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권 거래량은 437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2월달 가장 높은 최고 수치로 기록됐던 2009년 423건을 넘어선 수치다.
반면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금액은 3조73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537억원)의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분양권 거래 건수 역시 1만2306건으로 지난해(4만308건) 의 30.5% 수준에 머물렀다. 전국 분양권 거래시장이 급냉각됐지만 서울 분양권 시장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서울 분양권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은 강서구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지난달 해제되면서부터다. 실제 올 1월 서울 분양권 거래량은 280건으로 지난해 12월(412건) 대비 60%대에 그쳤지만,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 분양권 해제와 함께 급격하게 거래량이 늘어났다. 지난달 서울 분양권 전체 거래량의 20%가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 단지에서만 나오기도 했다.
서울 마곡 ‘T’ 공인중개사 대표는 “이 단지 분양권 인기가 높다보니 소유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바람에 물건이 동나면서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서도 가지고 있는 매물이 있냐고 물어볼 정도”라며 “현재까지 프리미엄이 1억5000여만원이 최대지만 향후 2억원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분양 당시 5억3000만원에 공급됐지만 최근 거래금액은 6억3000만원대로 1억원이 올랐다.
마곡에 이어 서울 분양권 거래시장의 활기를 이끈 또 한 곳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신반포자이’ 아파트 이다. 반포한양을 재건축한 이 단지는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어 당첨자 발표와 함께 분양권 거래가 만개했다. 2월 한 달 동안 거래된 거래건수는 67건으로 ‘마포 힐스테이트 마스터’ 90건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신반포자이’는 올 초 3.3㎡당 4290만원에 공급돼 역대 최고 분양가 신기록을 세웠다.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00% 계약에 완료한 데다 분양권 거래 역시 여전히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서울 잠원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용면적 59㎡의 경우 매물이 얼마 있지도 않았지만 나오자마자 팔려서 지금으로서는 구하기가 어렵다”며 “84㎡는 분양가가 워낙 높다보니 프리미엄이 급격하게 많이 붙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1000만~3000만원 사이에 거래가 되고 있지만 이 역시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