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경·개소세 인하… 안팎 악재에 빛 못본 ‘경기부양책’

입력 2016-03-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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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 둔화·저유가 외풍… 수출 줄고 소비심리 3개월째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수출 부진 심화 등 한국 경제에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8일 통계청 및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총 2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으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개별소비세 인하(5%→3.5%)와 블랙프라이데이(대규모 할인행사)를 시행했다.

유일호 경제팀은 지난달 재정 및 정책금융 조기 집행 규모를 애초 계획보다 21조원 이상 확대하고 소비 진작을 위해 지난해 말로 끝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기로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소비와 투자 모두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는 반감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1만5671대로, 지난해 2월보다 6.5%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수입차 판매량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의 골이 깊어지면서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은 유가 하락과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 등 대외여건이 악화돼 2월 전년 동월 대비 12.2% 감소했다.

소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해 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고전 중이다. 향후 경기 상황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최근 경기 둔화와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반영되며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기재부는 향후 경기 부양책의 정책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지만, 추세적으로 호전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의 경기둔화가 대외적으로는 중국 성장 둔화, 저유가 등에 기인하고 대내적으로는 소비와 투자의 구조적 부진이라는 점에서 경기 회복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11.2% 증가해 1207조원(가계신용 기준)에 도달한 가계부채가 민간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발표한 경기부양책은 경기부진 완화에 다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나, 국내 경기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재정여력 축소로 경기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경기부양보다는 내수 부문 확대, 경제구조 개혁, 신성장동력 육성, 고용 확대 등 중장기적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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