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알파고 격돌] 인공지능의 미래 달렸다…‘터미네이터’의 현실화?

입력 2016-03-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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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대결, AI 연구에 큰 진전 기회 제공할 것”…이세돌과의 대국 승리, 난공불락 바국 점령하는 셈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과 알파고 바둑 대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과 알파고 바둑 대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의 그랜드마스터인 이세돌 기사와 대결하게 됐다며 이세돌 9단은 승리를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알파고 진영도 많은 준비를 해왔다며 자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파고는 이미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챔피언인 판후이를 5대0으로 격파했다. 바둑에서 AI가 인간을 이기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것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 런던 소재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경기 이후 알파고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인간 수준의 AI 창조에는 향후 수십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지만 바둑은 AI와 관련해 연구진이 학습 알고리즘의 유연성에 접근하고 다양한 산업에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세돌 9단이 승리하면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갖게 된다. 그가 패배하면 구글은 상금을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AI는 체스에서 이미 인간을 격파했다. 그러나 바둑은 경우의 수가 10의 360승으로, 우주 전체 원자 수보다 많고 인간의 직감이 우세한 경기이기 때문에 ‘난공불락의 성’으로 여겨져 왔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바둑을 ‘궁극의 보드게임’이라고 칭했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장 가브리엘 가나시아 프랑스 피에르앤마리퀴리대학 교수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AI가 이기면 중요한 상징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바둑은 컴퓨터가 풀기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문제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AFP는 알파고의 승리로 ‘인간이 기계의 주인이 되느냐 하인이 되느냐’ 하는 의문이 대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영국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와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등이 AI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인간이 기계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려서 결국 종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앤더슨 샌드버그 옥스퍼드대 교수는 “AI가 주요 영역에서 인간의 지능과 견줄 수 있게 되면 인간의 의도는 물론 기계 시스템에 무슨 가치를 심어주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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