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SK그룹을 전방위 압박하고 나섰다. 국세청은 최근 SK해운을 대상으로 심층(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이번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내연녀와 SK 계열사간 아파트 거래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국세청 조사대상이 된 곳은 싱가포르에 소재한 버가야 인터내셔널이다. 해당 법인은 지난 2010년 2월 SK에너지 직원 구 모 씨가 설립한 곳으로, 최초 자본은 1싱가포르 달러로 우리 돈 천 원이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열흘 뒤 SK에너지가 직접 이 법인을 인수하고, 곧바로 9만 9999주를 증자해 자본금을 8000만 원으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버가야는 1개월 뒤인 4월 최태원 회장이 최근 관계를 고백한 여성 김 모 씨 소유의 고급 아파트를 사들인다. 설립 자본금이 1억 원도 안 되는 회사가 사들인 아파트 가격은 무려 24억 원에 달한다.
이는 김 씨가 지난 2008년 이 아파트를 처음 샀을 때보다 8억 5000만 원을 더 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은 이 석연치 않은 거래와 관련해 올해 초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김 씨의 아파트 매입자금 조성과 버가야의 운영 과정 등 전반적 탈세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금융당국에 외국환 거래를 신고하는 등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달 25일 국세청의 중수부로 알려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 70여명을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SK해운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오는 5월까지 일정으로 심층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