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첫 번째 대결에서 난전 끝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과 알파고는 9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제1국을 시작했다.
흑을 잡은 이세돌의 첫 수로 시작된 대국에서 알파고는 장고 끝에 다음 수를 뒀다. 알파고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연산 능력으로 수를 뒀으며, 대국 전 이세돌의 기보를 상당히 연구하고 나와 긴장감을 자아냈다.
대국 초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백중세로 이어져 승부의 향방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대국 전 정형화된 방식으로 대결하는 것은 불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세돌은 자신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고수했다.
이세돌의 수에 알파고는 승부수를 빠르게 가져가며 대응했고, 초반 승부처가 예상보다 일찍 전개됐다.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초반부터 승부다. 누가 좋은지 판단이 안 된다"고 말했고, 김효정 9단은 "(알파고가) 전투의 힘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초반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이세돌이 실수도 엿보였다. 당초 이세돌의 우세를 점쳤던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박빙의 승부에 살짝 당황한 기색도 보였다.
하지만 알파고는 중반 이후 초반 기세와 달리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서 수읽기가 어려워졌고 인공지능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초반 볼 수 없었던 알파고의 실수가 드러나면서 이세돌의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잦은 실수에도 정확한 계산으로 이세돌에 응수했고, 끝내기 승부에 접어들어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며 반전을 예고했다.
결국 알파고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승기를 이어갔고 불계승을 거뒀다. 유창혁 9단은 “믿을 수 없는 결과다”라고 충격에 휩싸인 모습을 보였고, 김효정 9단은 “흔들림 없다는 것이 알파고의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는 일희일비한 반면 알파고는 그렇지 않았다. 이런 것이 알파고의 무서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