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분쟁] 신동빈 "회계장부 공개 이유 없어"… 위임장 효력 놓고 공방 여전

입력 2016-03-0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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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회사는 개인 소유가 아니다.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최대주주인 종업원 지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신동빈 회장 측)

"최악의 경우 대표이사 선임을 취소하는 판결이 나오더라도 그 이전에 대표로서 한 모든 법률행위는 유효하다. 문제 없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롯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측과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대표이사 선임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이제정 부장판사)는 9일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고쥰샤(光潤社)가 호텔롯데를 상대로 낸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신청에 대한 2차 심문기일을 열었다.

신동빈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고쥰샤 대표이사에 선임된 과정이 법에 어긋나므로 가처분 신청을 낼 권리 또한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회사 임시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사로 선임됐지만, 찬성 정족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포괄 위임장만을 앞세워 이사로 선임됐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일본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또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제기한 호텔롯데 경영부실 의혹에 대해 "일시적인 경제 상황을 보고 대규모 개발사업의 성패를 논할 수 없고, 동종업계 사례에 비춰 볼 때 고가로 회사를 인수한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심양유한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뉴욕팰리스호텔 인수 △KT렌탈 인수 등을 무리하게 추진한 의혹이 있다며 관련서류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최악의 경우 대표이사 선임을 취소하는 판결이 나오더라도 그 이전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서 한 모든 법률행위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선임의 정당성을 다투더라도 이번 가처분 신청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또 "신격호 회장의 위임장 효력을 다투더라도 이미 절반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대표이사로 또 선임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결하고, 추가로 제출할 서류가 있으면 이번 달 30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처분 사건은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는 만큼 재판부가 언제 결론을 내놓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한편 이날 서울가정법원에서는 신격호 회장의 넷째 여동생 정숙 씨가 신격호 회장을 상대로 낸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2차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양측 합의에 따라 신격호 회장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다음달 중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두 형제는 현재 한, 일 양국을 오가며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이사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 업무방해 고소 사건 등 총 15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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