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 자체 생태계 야심 본격화…제트기 리스로 물류망 구축 가속페달

입력 2016-03-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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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67 제트기 20대 리스…UPS·페덱스 등 물류업체 비상

▲아마존의 애리조나 주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화물 상차 작업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아마존의 애리조나 주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화물 상차 작업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이 제품 판매에서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자상거래의 전 프로세스에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야심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워싱턴 소재 에어트랜스포트서비스그룹(ATSG)으로부터 보잉 767 제트기 20대를 5~7년간 리스한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내 자체 배송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자 화물기를 리스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일부터 리스한 화물기를 이용한 배송이 시작된다.

제트기 임대와 더불어 아마존은 앞으로 5년에 걸쳐 ATSG 지분 19.9%를 주당 9.73달러에 취득할 수 있는 워런트도 얻었다. 이에 이날 ATSG 주가는 나스닥거래소에서 16.65% 폭등했다.

아마존은 최근 1년간 트럭과 운전기사를 확보해 배송루트 가운데 가장 비용이 비싸고 최종 단계인 구간에서 자체 배송에 나서고 있다. 또 해상운송 라이선스까지 얻은 데 이어 이제는 항공운송으로 손을 뻗치는 등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마존은 배송 과정에서의 손실이 지난해 18억 달러(약 2조1870억원)에 달하고 물류비는 115억 달러에 이르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지자 비용 절감과 물류망에 대한 통제권 강화 차원에서 이런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특히 아마존이 자체 물류망 구축에 나선 것은 지난 2013년 연말 쇼핑시즌의 쓰라린 경험 때문이다. 당시 UPS 물류망이 심각한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많은 고객이 크리스마스 이후에나 선물을 받게 됐고 아마존은 빗발치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또 아마존은 특정 지역에서 온라인 주문 이후 2시간 이내 제품을 무료로 배송하는 ‘프라임 나우’서비스도 도입했기 때문에 더욱 물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해상운송 라이선스를 받은 이유는 중국 내 온라인 판매자들이 미국으로 제품을 보내는 데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마존의 이런 움직임에 UPS와 페덱스 등 미국 양대 물류업체도 비상이 걸리게 됐다. FT에 따르면 아마존은 양사의 최대 고객으로 UPS 물량의 약 4%를 아마존이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은 드론 배송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 시험 단계다. 그러나 항공기를 리스해 어느 정도 물류망을 완비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의 켈리 치즈먼 대변인은 “우리는 물류업체와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리스한 화물기는 프라임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화물운송 용량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와 같은 큰 규모의 회사라면 자체 물류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콜린 세바스천 RW비어드 애널리스트는 “아마존 제트기가 초기에는 자사 화물 운송에만 이용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른 업체에 배송서비스를 제공해 4000억 달러 규모 글로벌 물류시장 점유율 일부를 장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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