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인공지능 파이팅!”…이세돌보다 알파고 승리 바라는 개미들

입력 2016-03-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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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에 충격의 2연패…알파고 불계승’

충격입니다. 이번엔 이길 줄 알았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경우의 수’를 따지는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벌써 두번째 승을 거뒀습니다. 알파고, 참 무서운 녀석(?)입니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에 모두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세돌 9단이 마지막 돌을 던진 순간, 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의 입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죠. 해설자조차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알파고를 너무 얕봤다”, “괴물을 상대했다”, “이 정도도 이세돌이기에 가능하다” 등 아쉬움의 글이 가득하네요.

하지만 주식시장은 예외인가 봅니다. 박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소리를 따라 AI와 로봇 관련주에 개미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능형 로봇을 생산하는 디에스티로봇은 오늘(10일)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계열사(케이엠씨로보틱스)를 안고 있는 우리기술도 10%(종가) 뛰었습니다. 인류 대표를 응원하는 뜨거운 가슴과 투자 계산기를 두드리는 차가운 머리는 별개인가 봅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란 말이 있죠. 생각보다 훨씬 앞서있는 AI 기술 발전을 따라잡기 위해선 정확한 종목 분석이 필요합니다. 애널리스트들에게 조언을 한번 구해볼까요?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원 “삼성전자, 로봇 시대 반도체 플랫폼 주도”= 삼성전자는 인간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든 프로세서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D램, 낸드(NAND)와 같은 반도체 메모리는 물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 기술도 갖고 있죠. 전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참고로 AP란 스마트폰에서 각종 응용프로그램(앱)을 구동하고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핵심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PC로 치면 중앙처리장치(CPU)죠.

스마트폰의 뇌인 AP를 잘 만들기 위해선 ‘코어’ 설계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지난해 삼성전자는 독자 기술을 적용한 ‘엑시노스8 옥타’ 반도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내일부터 판매되는 갤럭시S7와 S7엣지에 이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삼성전자는 로봇 시대의 반도체 플랫폼을 주도할 것입니다. 목표주가 155만원을 제시합니다.

(기자 찬스! 몽구스에 관한 내용은 지난해 10월 이투데이에 게재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키우는 삼성전자, 모바일 AP 다양화’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유안타증권 이창영 연구원 “네이버, 빅데이터ㆍ딥러닝 기술 우위”= 알파고는 16만개에 달하는 기보(프로바둑 기사가 두었던 대국 기록) 빅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AI 기술의 정밀함은 얼마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와 비례합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이 매일매일 데이터가 쌓이는 기업이 유리합니다.

딥러닝(Deep Learnig) 기술도 중요한데요. 알파고는 입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합니다. 네이버는 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진을 찍어 ‘지식 iN 모바일’에 올리면 자동으로 사진의 내용을 인식, 질문 카테고리를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네이버의 인공지능이 수익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익 창출의 근간이 되는 사용자 트래픽을 증가시켜, 간접적(광고)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입니다. 목표주가는 80만원을 제시합니다.

◇KDB대우증권 장준호 연구원 “고영, 3D 검사장비 글로벌 1위”= 고영은 무인화 검사장비 업체입니다. 글로벌 2Dㆍ3D SPI(Solder Paste Inspection)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점유율이 50%나 되죠. 참고로 SPI란 인쇄회로기판이 제대로 제작됐는지 검사하는 기술입니다. 고영의 3D 기술은 사람의 노동력을 최소화해 공정의 완전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데요. 앞으로 전자 제품 외에 의료기기, 스마트폰 외관검사, 반도체 검사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면 실적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목표주가는 4만6000원을 제시합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 “이오테크닉스, 올해 3분기 실적 정점”=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응용 장비 관련 업체입니다. △D램 공정에 필요한 기존 급속열처리 장비를 대체할 이온주입 공정 장비(Laser Annealing) △대만 반도체 업체 'TSMC' 통합 팬 아웃 공정에 사용될 반도체기판 드릴링(Wafer Drilling) △다양한 형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레이저 패키지 재단(Laser Package Cutter)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에 필요한 레이저리프트오프(LLO)를 생산하고 있죠. 지난해 고객사들의 투자 일정이 연기되면서 실적이 좀 부진했는데요. 올해는 신규장비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매출이 각각 1740억원(87%), 2035억원(409%)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목표주가는 15만원을 제시합니다.

▲단위:억원(출처=한국로봇산업협회)
▲단위:억원(출처=한국로봇산업협회)

◇유진투자증권 이정 연구원 “유진로봇, 차세대 지능형 로봇 생산기술 확보”= 유진로봇은 로봇청소기 사업을 시작으로 지능형 로봇, 산업용 로봇, 군사용 로봇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제품인데요. 지난 2005년 1월 처음 출시돼 유진로봇의 주력 모델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AI 기술 발전과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려 수요가 증가하고 있죠. 유진로봇은 연구개발(R&D)에 연간 30억원을 과감히 투자하며 지속적으로 차세대 지능형 로봇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와 ‘가이아코퍼레이션(유아용품 및 완구 판매기업)’ 인수로 높은 매출 성장세가 기대됩니다. 목표주가는 따로 산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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