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이틀째 약세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사흘만에 기준금리(1.50%) 위로 올라섰다. 주요종목 금리도 한달10여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30년물과 국고10년물간 금리차는 3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 밖의 완화책을 쏟아내고도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추가완화는 없다고 언급한데 따른 실망감이 반영됐다. 외국인도 국채선물시장에서 대량매도에 나서며 약세를 부추겼다. 외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포지션 추정치는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한국은행 3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인식한 후 나온 드라기 총재의 언급이라 실망감이 컸다고 전했다.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분위기였다. 우선 국고3년물이 기준금리를 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추가 조정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증권사 쪽에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의 보험성 매수가 많다는 점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손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어쨌든 조심스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주 예정된 미 연준(Fed) FOMC도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고3년 지표물 15-7은 4.7bp 오른 1.547%를, 선매출 16-2는 5bp 올라 1.552%를 보였다. 국고5년 15-4와 15-9도 각각 5.5bp씩 상승한 1.675%와 1.672%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10년 15-8은 6.2bp 올라 1.922%를 보였다. 국고20년 15-6이 5bp 상승한 1.970%를, 국고30년 14-7과 16-1이 각각 4.5bp씩 상승해 1.987%와 1.995%를 나타냈다. 국고10년 물가채 15-5 역시 1.2bp 오른 1.317%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국고3년물과 기준금리간 격차는 4.7bp를 기록, 7일 0.2bp 이후 정상화됐다. 10-3년 스프레드는 1.2bp 벌어진 37.5bp를 보였다. 30-10년간 스프레드는 1.9bp 좁혀진 6.5bp로 2012년 10월22일 6bp 이후 가장 낮았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투신이 6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거래대금 기준). 외국인도 10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반면 은행이 1조4470억원, 기금공제가 1조22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보험도 76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6월만기 3년 국채선물도 18틱 떨어진 109.99를 보였다. 미결제는 17만5386계약, 거래량은 5만2957게약을 기록했다. 근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69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4939계약 순매도를 보이며 5거래일연속 매도를 이어갔다. 전일에도 1만6292계약 순매도를 보인바 있다. 반면 금융투자가 1만8309계약 순매수하며 이틀째 매수했다. 이는 작년 8월5일 1만8913계약 순매수이후 7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66틱 떨어진 127.89에 거래를 마쳤다. 이 또한 1월29일 12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고점은 128.31이었다. 장중변동폭은 42틱을 나타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도 71틱 내린 127.77을 보였다.. 미결제는 3만1322계약, 거래량은 5424계약을 기록했다. 근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76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700계약 순매도하며 사흘째 매도했다. 이는 지난 2일 3536계약 순매도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다. 전날에도 2370계약 순매도한 바 있다. 반면 은행이 869계약 순매수했다. 보험도 769계약 순매수하며 사흘만에 매수전환했다.
외인의 누적순매수포지션 추정치는 3년 선물의 경우 18만1674계약으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저치는 지난해 12월22일 기록한 17만8929계약이다. 10년 선물의 경우 2만325계약으로 1월5일 2만128계약 이후 가장 낮았다. 3선 10선 합산 누적순매수포지션 추정치 역시 20만1999계약을 보이며 작년 12월22일 20만1763계약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현선물 이론가는 근월물 3선과 10선이 각각 저평 1틱, 원월물 3선이 고평 4틱, 10선이 고평 5틱 수준을 보였다.
그는 “ 심리가 다소 훼손되긴 했지만 절대금리가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추가 완화에 조심스런 반응을 보인 ECB 영향이 컸다. 심리적으로 한은 금통위가 약간 호키시했다는 실망감 이후 나왔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방향이 전환된데다 외국인 매도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간 국고3년물 기준 1.50% 이상에서는 대기매수가 많다곤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매도를 보이면 그간 보험성으로 매수를 들고 있던 증권사들의 손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며칠간은 조심스런 분위기를 이어갈 것 같다”며 “다음주 FOMC는 한쪽으로 편향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 인상을 늦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꼭 긍정적이진 못할 수 있겠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