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아진 남성들…화이트데이에 사탕만 샀다

입력 2016-03-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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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지자 화이트데이(3월 14일)를 챙기는 남성들의 씀씀이도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사탕보다는 주얼리(장신구류)·가방·지갑 등을 선물로 받기 원하지만, 실제 남성들의 구매는 간식거리에만 몰리고 있다.

13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www.gmarket.co.kr)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주요 화이트데이 관련 품목의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여성 핸드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여성 지갑과 향수도 각각 16%, 7% 감소했고, 커플링(14k·18k) 구매량도 작년 동기보다 9% 적었다.

특히 취업난을 겪는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주얼리나 가방 등 잡화 선물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대 남성만 따져보면 같은 기간 여성 핸드백·지갑·향수·커플링의 감소율(1년 전 대비)이 24%, 23%, 25%, 10%에 이르렀다.

이 기간 남성 구매자가 구매한 여성 핸드백의 평균 가격(객단가)도 작년 동기보다 21%나 낮아졌고, 20대 남성의 객단가 감소율은 무려 31%로 집계됐다. 20대 남성이 작년 화이트데이보다 3분의 1 정도 싼 여성 핸드백을 찾는다는 얘기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달콤한 디저트류 선물 수요는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 남성의 케이크, 초콜릿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배, 2배로 늘었다. 젤리와 사탕의 남성 구매량도 각각 47%, 12% 증가했다. 특히 20대 남성의 케이크·초콜릿 구매량은 1년 전의 6배, 3.4배까지 뛰었다.

홍상훈 G마켓 가공식품팀장은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케이크, 초콜릿, 사탕 등 디저트류 판매량은 작년보다 늘어난 반면 핸드백이나 주얼리와 같은 고가 품목은 줄었다"며 "불황이 이어지면서 조촐한 선물로 마음만 전하는 방향으로 화이트데이 풍속이 바뀌는 것으로, 특히 취업난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합리적 성향의 20대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남성들의 변화는 여성의 바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속옷브랜드 비비안이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이달 1~7일 소비자 1천511명(여성 1천197명·남성 3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여성의 48%, 31%는 각각 패션소품(가방·속옷 등)과 액세서리(반지·목걸이 등)를 화이트데이 선물로 원했다. 사탕을 받고 싶다는 여성 응답자의 비율은 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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