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달 안에 비정규직원 3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금융·유통 분야 외에 대형 제조업체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조치가 이뤄지기는 현대차가 처음이다.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내용의 비정규직 보호법안 시행을 앞둔 상황이어서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다른 대기업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대차 노조가 지난 11일 사측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공식 요청해옴에 따라 노사가 현재 전환 범위 및 시기 등을 놓고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사무계약직·파견직·연봉계약직 등 사무분야 비정규직 직원 중 사무계약직에 속한 비정규직 직원 350명 가량을 정규직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노조와 협의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무분야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한 것은 노사간 신뢰를 쌓기 위한 것”이라며 “이르면 이달 안에, 늦어도 내달까지는 사무계약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방법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은행 사례와 비슷하게 별도 직군을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7월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안은 비정규직이 2년 이상 한곳에서 일하면 무기한 고용 계약한 것으로 간주해 사실상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2007년 7월 이후 일하는 근로자들이 2009년 7월부터 법안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미 은행 및 유통권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움직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13일 은행 창구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직원 141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했다고 밝혔으며,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지난 3월 비정규직 직원 3076명의 정규직 전환을 단행했다. LG텔레콤은 지난 2월 이동통신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직영 대리점 비정규직 판매원 가운데 근무기간이 2년을 넘었고 일정 수준의 영업실적을 거둔 직원 150명 가량을 정규직화했다.
또한 신세계가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캐셔(계산원) 등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문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기업들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작업에 동참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