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자신의 환영 성명에 대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해명했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본부를 방문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할머니와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대협 측이 전했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면담은 한·일 정부 합의에 대해 반 총장이 유엔 홈페이지에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합의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청와대는 지난 1월 5일 반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면담에 동석했던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반 총장이 ‘피해자들이 살아계실 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 평가를 했던 것인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면담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각처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발전이 있을 때마다 환영을 표하는 유엔의 성명 발표의 일환이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반 총장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윤 대표는 30여 개 국제인권단체 명의로 된 요청서를 반 총장에게 전달했다. 요청서에는 반 총장이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유엔이 위안부 진상조사에 나서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