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둘러썬 글로벌 헤지펀드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기록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글로벌 헤지펀드들과 기타 투기꾼들이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
이들이 베팅했던 옵션 가운데 최소 5억6200만 달러(약 6653억원)가 만기가 종료돼 헤지펀드 등에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옵션은 미국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가 6.6위안 밑으로 떨어지면 이득을 얻는 것이었다. 또 8억700만 달러에 달하는 옵션도 앞으로 3개월 안에 만기가 끝나 헤지펀드들이 더 큰 손해를 볼 전망이다.
이런 수치는 중국 위안화에 부정적으로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많은 트레이더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맞수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규모 개입, 자본유출 단속은 물론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등 고위 당국자의 이례적인 외환시장 구두 개입까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이제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은 두 가지 어려운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게 됐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손실을 감수하고 거래를 포기하느냐 비용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약세 베팅을 지속하느냐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노츠스터키&씨에의 힐미 언버 대안투자 대표는 “중국은 위안화 통제권을 유지하는 한편 자신 이외 아무도 환율 방향을 결정하지 않도록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며 “거대경제권과 정책 결정자에 대항해 싸우는 것이 가치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지난해 8월 이후 위안화를 매수하는 등 시장에 개입했으며 금융당국은 해외투자 쿼터 발행을 중지하거나 해외 직불카드 거래를 제한하는 등 자본유출 통제에 나섰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은 지난 주말 “위안화는 더욱 정상적이고 합리적이며 기본적인 요소들이 이끄는 트렌드로 복귀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 7일 이후 1.6% 올랐다. 상하이 역내외환시장에서 지난 11일 달러ㆍ위안 환율은 6.493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위안화 가치가 올 들어 가장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