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NK캐피탈, 임원 자녀 채용 특혜 의혹…성세환 회장은 몰랐나

입력 2016-03-1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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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계열사, 금융권 고위직 자녀들 채용 관례…폭로성 글 일파만파

BNK금융지주 계열사인 BNK캐피탈이 직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지원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폭로성 글이 확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하는 BNK금융지주는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계열사 감독 등 내부통제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캐피탈은 인턴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전 대표의 아들 이모씨를 채용했다.

이씨는 이달 초 BNK캐피탈 자동차 관련 부서로 배치받고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는 2010년 7월부터 BNK캐피탈 경영을 맡아온 창립 멤버이다. 창립 기여도뿐 아니라 6년간 대표로 재직했기 때문에 인사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특히 인턴 채용 시점이 지난해 12월로, 전 대표의 재직 시절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오는 3월 17일로, 대표가 자신의 아들을 직원으로 채용한 셈이다.

지난달 초 내정된 김일수 신임 대표는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 교체는 이달 말 BNK금융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BNK캐피탈이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공정한 평가 절차 없이 계열사 임원의 자녀들을 채용했다는 의혹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정규직 채용에 탈락한 인턴은 한 채용사이트에 “대부분 정규직으로 채용해줄 것이라고 했지만, 전환율은 대략 채용인원의 50% 정도였다”며 “인턴십은 대부분 대표이사 아들, 타 계열사 자녀, 거래처 자녀, 금융권 고위직 자녀 등을 채용하기 위한 요식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 폭로성 글이 BNK캐피탈 직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자 경영진은 이를 전파한 직원을 색출하겠다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BNK지주 차원에서의 내부 통제 제도가 작동하지 못한 점이다. 회사는 이런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다가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자 내부 감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BNK캐피탈은 인턴 평가 자료를 확인해달라는 이투데이의 요청을 거부했다.

BNK캐피탈 인사 관련 총괄 임원은 “인턴과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이씨가 전 대표의 자녀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며 “특혜를 줬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턴 평가만을 통한 정규직 채용 방식은 공정성 문제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없어지는 추세"라며 “필기시험 등 채용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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