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자회사에 또 낙하산…오리엔탈정공 감사에 前 기금실 부부장

입력 2016-03-15 09:25 수정 2016-03-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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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자회사인 오리엔탈정공의 신임 감사 자리에 산은 출신이 내정됐다.

정기 주주총회 시즌과 함께 산은 출신의 ‘낙하산’ 논란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오리엔탈정공은 최근 산은과의 채권 거래에서 파킹 의혹이 일었던 기업이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리엔탈정공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건우 씨에 대한 신규 감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이 씨는 산업은행에서 2011년 퇴직했으며, 기업금융4실 수석부부장을 지낸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오리엔탈정공 감사는 이남수 씨가 맡고 있으며, 이 씨 역시 산업은행 출신으로 오는 22일 임기가 만료된다.

오리엔탈정공 관계자는 “회사가 워크아웃 중이기 때문에 경영진추천위원회에서 신임 감사를 추천한다”며 “회사 측이 선임할 수 있는 인재풀이 넓지 않은 편이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 경영진추천위에서 출자 지분 혹은 채권 비율이 높은 은행 후보를 선임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본래대로라면 워크아웃 기업을 잘 관리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 감사로서의 능력과 전문성 등을 따져 선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오리엔탈정공은 최근까지 산은 등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아왔다. 산은은 지난달 2일 기준 1253만5252주(30.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리엔탈정공의 경우 기촉법에 근거해 ‘경영진추천위원회’를 통해 신규 감사 후보를 추천한다.

해당 위원회는 회사 관계자 1명, 산은 관계자 1명, IBK기업은행 관계자 1명, KEB하나은행 관계자 1명, 삼일회계법인 관계자 1명, 자금관리단장(산은) 1명으로 구성됐다. 전문성 보다는 소위 ‘나눠먹기 식’의 경영진 추천이 남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은의 이 같은 낙하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 높은 지분율을 보유한 자회사에 산은 출신 사외이사와 감사 등이 선임돼왔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비율이 높고,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산은 출신이 해당 회사에서 견제 기능 역할을 수행한다”며 “다른 워크아웃 업체에도 감사로 많이 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엔탈정공은 최근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1차 구조조정대상 업체로 선정됐는데, 산은이 보유한 채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일어왔다.

유암코는 산은을 포함한 채권은행의 채권을 할인율 없이 100%에 인수했다. 대신 산은은 유암코가 설립하는 사모펀드(PEF)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국책은행인 산은의 채권을 사실상 정부기관인 유암코가 인수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기업구조조정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더해 산은 출신을 감사로까지 받아준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암코가 진행 중인 기업 구조조정 업체 3곳 모두 주채권은행이 산은이다”며 “회계법인에서 공정가치를 매겼다고는 하지만 채권을 100%에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LP 참여를 염두에 둔 계산”이라면서 “이는 국책은행 자회사가 금융당국 산하 유암코의 자회사로 옮겨간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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