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면세점 정책] ‘추가 특허’ 움직임에…“업계공멸” vs “공정경쟁” 갈등 증폭

입력 2016-03-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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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5社 “사업안정화…1년 지켜봐야”vs 탈락 2社 “자사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모순”

지난해 신규 특허권을 획득한 면세점사업자들이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검토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사업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면 고사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권을 상실하고, 부활을 바라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와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면세점 업계는 그야말로 롯데와 반(反)롯데간의 진영을 형성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신규면세점 사장단 회의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성영목 신세계디에프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회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사장, 이천우 두산부사장.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신규면세점 사장단 회의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성영목 신세계디에프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회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사장, 이천우 두산부사장. 연합뉴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 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회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 사장, 황용득 대표이사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등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정부의 시내면세점 신설안 추진에 대해 “새로운 사업자 출현은 면세점업게의 공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을 늘리면 오히려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전체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 역시 신규 면세점 업계가 직면한 난관에 대해 토로했다. 황 사장은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이 투자한 돈이 4000억원이고 고용된 인력은 2200명인데, 신규 면세점의 신규 투자비는 1조700억원, 고용인력은 1만4200명”이라며 “신규 면세점의 손해가 더 큰데도 탈락 면세점의 손실만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현재 전문 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상태”라며 “전문 인력은 탈락한 면세점에서 와야 하는데 아직 오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성 사장은 “인력을 뽑아 2∼3개월 교육해야 하는 신규 업체들의 불투명성이 커졌다”며 “탈락한 업체들의 직원들이 직장을 잃었다고 하는데 면세점 업체 수와 면적이 둘 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오픈하는 것을 보고 1년을 지켜본 뒤 장사가 잘 되고 시장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을 위해 신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줄어드는데 면세점은 늘어난 상황”이라며 신규 면세점 업체들의 공통된 우려를 언급했다.

2015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간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은 신라아이파크·갤러리아면세점63·SM면세점 등 3곳에 이른다. 5월 오픈할 두산과 신세계의 면세점까지 합하면 최근 6개월 사이 5개의 면세점이 문을 여는 상황이다. 면세 시장의 매출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늘어난다면 출혈 경쟁 등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게 신규 면세점 사장단 측 입장이다.

이에 대해 롯데와 SK도 반발의 목소를 높였다. 롯데 측은 “신규 면세점들이 특허를 받을 때 면세점이 경쟁체제가 돼야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제는 다른 면세점 진입에 반대하며 몇개월만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이들의 집단적 행동은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롯데 측은 “투자금액의 경우도 롯데월드에서 월드타워로 이전하는 비용만 4000억원이었고, 롯데월드점이 운영된 28년 동안 투자금액으로 따지면 2조원이 넘는다”며 “면세점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많은 업태”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6일 공청회를 통해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현행보다 최대 20배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요건 완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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