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활동 끝에 최근 들어서는 소송기록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일반 저술에 비하면 소송기록 자체를 책으로 만드는 것은 소송 관련 인물 등을 비실명화하는 정도의 노력 외에는 큰 수고가 필요 없다. 더구나 지금까지 실제 소송사건 기록의 출간이 전무했기 때문에 소송에 연루돼 있는 당사자, 법학과 학생이나 예비법조인들과 같이 실제 소송에 관심 있는 독자층을 쉽게 확보할 수도 있다.
사실 소송진행이나 절차에 대한 소개는 법원 차원에서도 해주어야 하는데, 대부분 단편적인 절차 안내나 서식 소개에 그치고 있어 소송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소송의 전모를 볼 수 없다. 그 때문에 실제 소송에서는 잘못된 절차 진행이 많을 수밖에 없어 당사자 본인은 물론 법원을 힘들게 한다.
물론 낯선 시도인지라 소소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 일단, 변호사법 상 비밀유지 의무를 의식해서 처음에는 소송 기록을 비실명화하는 정도로 처리하려고 하다가 책 출간 자체에 대해 의뢰인의 동의를 받아 진행하게 되었고, 출간 수익도 상당 부분 분배키로 했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준비 서면과 같은 상대방 변론 서면은 기록에 넣지 못했다. 그 때문에 불완전한 기록이 될 수밖에 없지만, 우리 서면과 관련 증거만으로도 재판 이해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큰 비용 부담 없는 전자출간을 염두에 둔다면 소송기록의 책 출간은 별다른 큰 노력 없이 많은 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적극 추천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