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하는 그룹 내 증권사 '손익계산서'

입력 2007-06-14 15:41 수정 2007-06-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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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금·CJ·SK證 등 해당...한화證도 가능성 높아

최근 주요 그룹들의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며 그룹내 영향권에 있는 증권사들의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그룹에 이어 지난 12일 CJ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공표했고, 동양그룹 역시 내년 동양생명 상장을 계기로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동양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동양종금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SK증권과 CJ투자증권은 아직 확실한 방향이 잡히지 않아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동양종금 '호호'...CJ SK '갸우뚱'

동양그룹은 내년 동양생명 상장에 맞춰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그러나 동양종금증권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부문은 동양레저를 대주주로 동양종금증권→동양생명 등으로 이어지며 현 지배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및 자회사, 손자회사 등은 금융계열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동양레저는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원론적으로 CJ투자증권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나 현금흐름이 부족한 만큼 CJ증권과 삼성생명 매각을 예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CJ그룹의 김진수 사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도 CJ투자증권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별도의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CJ투자증권, 자산운용, 창투 등을 편입하는 방법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통법 도입을 앞두고 증권사간 몸집 불리기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 선두권 자산운용사인 CJ자산운용을 보유한 CJ투자증권 가치도 커질 수 있어 '좋은 가격'에 매각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SK그룹에 속한 SK증권도 3~4년전부터 피인수 대상으로 늘상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주주인 SK네트웍스의 채권단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러나 SK그룹은 현재 SK증권외에는 금융 자회사를 모두 매각한 상태라 매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증권이나 CJ증권의 경우 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증권사가 누릴 수 있는 장점이 거의 없다"며 "주가는 M&A 이슈로 오를 수 있지만 그룹의 영업적인 시너지 창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보익 연구원은 "그룹의 입장에서 증권사를 보유한다는 게 자금조달 창구로 톡톡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금 흐름이 다소 부족한 CJ 지주사로서 CJ증권은 매력적인 자회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금융지주회사 낀 증권사 '유리'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자통법이 시행될 경우 대기업에 속하거나 금융지주회사에 속한 증권사들이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금조달이 쉬울 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와 PEF(사모투자펀드)나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 있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에 속한 한화증권도 그룹 내 대한생명, 한화손보, 신동아화재 등 8개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별도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화그룹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가 지주사 요건에 근접하고 있으며, 대한생명이 한화증권으로부터 한화투신 지분 100% 전량을 인수한 것도 대생 중심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고려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계열사를 다수 보유한 삼성그룹 내 삼성증권은 현재 그룹 지배구조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 대한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은 각각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금융지주회사에 속해 있다.

서보익 한누리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간 M&A,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그룹이나 금융지주의 백그라운드가 없는 독립증권사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룹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증권사들의 성장가능성과 메리트가 크다"고 말했다.

한누리증권은 우리금융지주하의 우리투자증권과 동양그룹에 속한 동양종금증권을 증권업종 최선호주(톱픽)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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