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법인 실적 악화… 中 법인 ‘적자전환’

입력 2016-03-16 08:36 수정 2016-03-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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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프리미엄 제품 선전에 美 법인은 2600억 ‘흑전’

중국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와 저가공세가 이어지면서 삼성 제품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판매법인 삼성차이나인베스트먼트(SCIC)는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SCIC는 2014년(1600억원) 대비 147.9% 급감한 7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CIC는 2013년 당기순이익이 7400억원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중저가 트렌드에 대한 뒤늦은 대응 등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기(失機)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 휴대폰 생산법인 톈진공장(TSTC)과 삼성전자후이저우(SEHZ)도 순이익이 감소했다.

중국은 2013년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넘어서며 미주와 함께 삼성전자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핵심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2013년 삼성전자 총 매출액 가운데 18.4%를 책임진 중국 시장 비중은 2014년 20.5%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높은 매출 비중에도 현지 중저가 제품에 시장을 내주면서 SCIC의 2014년 당기순이익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 대비 78.3%(5800억원) 줄어든 1600억원에 그쳤다.

다만 중국 내 두 번째로 자산 규모가 큰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법인 삼성중국반도체(SCS)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1660억원에서 지난해 171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의 가파른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2년 9월 중국 시안에 첫 삽을 뜬 낸드플래시 공장은 2014년 5월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시스템반도체 중심 미국 오스틴 공장에 이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해외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세계 유일하게 10나노급 3차원 V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지난해 삼성전자의 해외 생산·판매법인 성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브라질 판매법인 SEDA는 당기순익이 전년(8800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32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SIEL), 슬로바키아법인(SESK), 헝가리법인(SEH), 대만법인(SET)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 미주법인(SEA)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EA는 2014년 804억원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26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또 북미와 중국에 이어 제3의 생산거점으로 떠오른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SEVT(타이응우옌성)의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06.2% 급증한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미주를 제외한 해외법인의 실적이 악화됐다”며 “그러나 V낸드와 모바일 AP 등 메모리·시스템반도체 모두에서 선전하며 글로벌 반도체 생산·판매법인 실적은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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