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R&D 비용 축소에도 ‘원천기술’ 투자 늘렸다

입력 2016-03-17 08:04 수정 2016-03-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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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구개발비 16년만에 감소… 개발비 자산화 규모는 21.2% 증가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을 위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은 전년 대비 줄였지만 특허권 등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늘리며 미래 수익창출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17일 삼성전자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 총 지출액은 전년 대비 3.1%(4700억원) 감소한 14조8400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연구개발비를 축소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16년만이다. 그동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유동적이었지만 절대 금액 자체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질적 성장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감소했음에도 개발비 자산화 규모는 전년 대비 21.2%(2000억원) 확대됐다. 삼성전자의 개발비 자산화 규모는 2013년 4600억원에서 2014년 9400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지난해에는 1조1400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지난해 삼성전자의 개발비 자산화 비중은 7.6%로 최근 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1~2013년 3% 초반 수준에 머물던 개발비 자산화 비중은 2014년 전년(3.1%)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6.1%까지 상승했다.

애플과 특허 소송을 벌이면서 글로벌 경쟁의 궁극적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 성장의 핵심인 기술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비 자산화는 연구개발비 중 일부를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무형자산은 미래 상품화 가능성이 있는 특허권이나 상표권 등 산업재산권과 인수ㆍ합병(M&A) 시 발생한 영업권 등을 포함한다. 무형자산 비중 확대는 상품화의 기초가 되는 원천기술을 그만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이익창출 능력 및 성장잠재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무형자산 확대는 당장의 비용 부담을 더는 장점이 있다. 개발비 자산화를 거친 무형자산은 당해 회계연도에 비용처리하지 하지 않고 수년에 걸쳐 상각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은 줄이면서 자산은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글로벌 시장침체와 경쟁심화 등으로 과거 대비 실적이 부진한 만큼 다각적인 비용절감 조치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2014년 누적기준 삼성전자의 특허 등록건수는 한국 3만2507건, 미국 3만5718건, 유럽 1만4834건, 중국 9099건, 일본 6814건, 기타 7735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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