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의 모회사인 대만 혼하이정밀이 일본 샤프 인수 최종 계약 체결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도쿄증시에서 샤프 주가는 이날 12% 폭락했다. 이는 3주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앞서 혼하이는 샤프를 6000억 엔(약 6조3100억원) 이상에 인수하기로 합의해 당초 이달 초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혼하이는 지난달 24일 3000억 엔 규모의 우발 채무를 문제삼아 인수 서류에 최종 서명하는 것을 뒤로 미뤘고 다시 이번에는 실적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인수를 보류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혼하이는 샤프와 회계 감사법인에 이달 마감하는 2015 회계연도 4분기 재무현황 자료를 요구했다.
샤프는 이번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100억 엔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순이익과 분기 전망을 밝히지는 않았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샤프가 회계 4분기에 239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샤프는 이달 말 5100억 엔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샤프 주거래 은행 2곳은 부채 조정에 응할 방침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혼하이가 부채 가운데 1000억 엔을 경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혼하이가 우발 채무나 실적 부진으로 샤프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아툴 고얄 제프리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샤프의 회계 4분기 적자는 이미 기정사실이며 이로 인해 딜(deal)이 전격적으로 깨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단지 이는 폭스콘(혼하이)의 또 다른 협상 술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