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기사회생 조짐…산은 먼저 지원한다

입력 2016-03-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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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협상 타결시 채무조정부터 출자전환까지 원스톱 지원할듯

유동성 위기에 처한 현대상선이 회생할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지원의 조건인 용선료 협상 결과를 아직 예측하긴 어렵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은 주도로 채권단 내 채무조정에 대한 사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용선료 협상 타결시 채무조정부터 출자전환까지 한방에 지원하는 일괄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17일 오후 3시부터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3개월 연장하는 안을 놓고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사채권자들의 반발이 거셀 경우 용선료 협상 테이블에 나온 해외선주들이 동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산은 등 채권단은 사채권자들도 채무조정을 지원해주겠다는 기존 스탠스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채권자들도 채무조정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상태"라며 "다만 이들은 자신들이 왜 먼저 채무조정에 나서야 하느냐에 불만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설사 이번 집회에서 합의에 실패한다해도 다음 집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며 "시간과 절차의 문제가 있을 뿐 용선료 협상 타결시 채무조정 해주겠다는 기본 입장에는 사채권자들도 변함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은 등 채권단은 오는 22일 회의를 열어 자율협약 개시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채권단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변이 없는 한 오는 29일부터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이 개시될 것"이라고 말해 채무 유예안이 어느정도 합의됐음을 시사했다.

현재로선 약 3개월 간 현대상선이 금융사들에 진 빚의 원금과 이자 상환을 연장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채권단은 애초 용선료 협상 후 자율협약을 개시할 계획이었지만, 용선료 협상이 잘 될 수 있도록 협상 전에 채권단의 희생을 먼저 보여준 것이다.

또한 부정적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해외선주들의 동요를 막기위한 채권단의 배려로도 해석된다.

주채권단인 산은이 현대상선 지원의 시그널을 보내면서 선박금융, 차입금 등 현대상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다른 문제도 연이어 해결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이같은 산은의 변화는 이례적이다.

산은은 그동안 현대상선에 강도높은 자구안과 사재출연, 용선료 협상 등 선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다만 용선료 협상 실패시 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이 성공해야 한다는 기존 전제는 변할 수 없다"며 "협상 실패시 법정관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선료 협상에 직접 참여중인 한 관계자는 "선주들이 어느정도 용선료 인하에 합의했다"며 "하지만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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