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제조업체로 명성을 떨쳤던 일본 캐논의 사업 다각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캐논은 도시바의 의료기기 자회사인 도시바메디컬시스템스를 6655억 엔(약 6조9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앞서 도시바가 지난 9일 캐논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해 양사가 인수 합의를 계속한 끝에 이날 합의에 이르렀다. 캐논은 도시바메디컬의 모든 지분을 사들여 카메라와 프린터에 이어 의료기기 부문을 주력 사업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바는 이달 마감하는 2015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인 7100억 엔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에 분식회계 스캔들까지 겹친 영향이다. 도시바는 2015 회계연도에 이번 매각과 관련해 약 5900억 엔의 세전이익을 계상할 전망이지만 회계 처리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사 합의가 마무리됐지만 캐논 측이 주요 국가로부터 독점금지법에 따른 승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동안 양사로부터 독립적인 새 회사가 임시로 도시바메디컬 의결권을 보유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도시바메디컬은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에 강점이 있어 캐논의 미진한 부문을 보강할 수 있다. 캐논은 안저 카메라와 X선 디지털 촬영장비가 주력이다.
캐논 이외 후지필름홀딩스와 코니카미놀타 등이 도시바메디컬 입찰에 참여했다. 그러나 도시바는 금액 면이나 매각 후 반독점 심사가 용이한 점 등을 고려해 캐논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