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또다시 분식회계 파문에 휘말리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시바의 원전사업부인 웨스팅하우스가 13억 달러(약 1조5236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은폐했는지에 대해서 미국 증권과 사법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관계자는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바가 일본에서 분식회계가 적발돼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미국에서 이와 비슷한 의혹이 터진 것이다.
미국 당국은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도시바 내부에서 발행한 33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조사하고 있다. 이 자료는 작년 12월에 도시바 영문 웹사이트에 게재된 것이다.
기존 도시바에 대한 분식회계 조사 범위는 일본으로 제한됐다. 앞서 일본 금융당국은 분식회계 조사를 실시하고 나서 회사를 상대로 6210만 달러(약 7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일본 기업 사상 가장 많은 벌금이다. 또 분식회계 당시 도시바의 외부회계 감사법인이던 언스트&영신니혼도 1740만 달러의 과징금과 함께 3개월 영업 중지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도시바가 미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시바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일본증시에서 도시바 주가는 8% 급락한 192엔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월 5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유키히코 시마다 SMBC닛코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기업의 부적절한 행동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면서 “도시바는 투자자들에게 웨스팅하우스의 모든 것이 괜찮다고 장담했지만 반대로 웨스팅하우스의 실적은 부진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