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하루 동안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 매각 건을 마무리해 그동안의 적자를 메울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게 됐지만 자국에 이어 미국에서 다시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리게 됐다.
캐논은 도시바의 의료기기 자회사인 도시바메디컬시스템스를 6655억 엔(약 6조9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앞서 도시바가 지난 9일 캐논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해 양사가 인수 합의를 계속한 끝에 이날 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도시바는 미국에서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이날 8%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시바의 미국 원자력 사업부가 13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은폐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전했다. 도시바 원자력 사업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본사를 둔 웨스팅하우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미국이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도시바 웹사이트에 영어로 게재됐던 334페이지 분량의 투자자관계(IR) 보고서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해 일본에서 거의 7년간 손실을 은폐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 다나카 히사오 당시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들이 무더기로 물러나야 했다. 이 스캔들로 도시바는 6210만 달러의 과징금을 물어야 했다. 이는 일본 사상 최대 규모다. 또 분식회계 당시 도시바의 외부회계 감사법인이던 언스트&영신니혼도 1740만 달러의 과징금과 함께 3개월 영업 중지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다시 회계 관련 새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이번 조사로 도시바는 미국에서도 막대한 벌금은 물론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14년 의료기기업체 아스로케어에 매출을 부풀린 혐의로 3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사건에 연루됐던 아스로케어 전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각각 20년과 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