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상선 기사회생하나…채권단 조건부 자율협약 추진

입력 2016-03-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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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부결된 사채권자집회 다시 열 것"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에 선 현대상선에 기사회생의 기회가 생겼다.

현대상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7일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이번 조건부 자율협약 추진이 현대상선 자구안 및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조정 협상 등이 진전을 보이는 만큼 금융기관들이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권단은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1200억원의 채권과 이자에 대해 3개월간 유예하고, 용선료 조정 및 사채권자의 동참을 조건부로 외부 회계 법인 실사 후 채무를 재조정하는 방안을 담은 안건을 오는 22일 부의한다. 이어 오는 29일까지 100% 동의를 받으면 자율협약을 개시한다.

채권단의 이번 조건부 자율협약 추진은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벌이고 있는 용선료 조정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건부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이지만, 채권단이 먼저 현대상선 지원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에 합의하고,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연장 받는 등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고통 분담을 이끌어 내면 정상화를 돕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한편, 이날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집회가 부결돼 다음 달 7일 공모사채에 대한 연체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산은은 구조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산은 측은 "(사채권자집회 부결은) 과거 사례에 비춰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 겪는 진통이며 현대상선의 정상화 추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도 STX 사채권자 집회 부결 후 연체상태에서 재 가결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다음 달 만기 공모사채뿐만 아니라 모든 공모사채에 대해 사채권자 집회를 조속히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다음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협약채권자의 출자전환을 비롯한 채무조정 안건을 상정한다.

현대상선 측은 “최근 용선료 인하 협상 및 현대증권 매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시 개최될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공모사채의 채무조정이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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