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가 자국의 쌓이는 부채에 경고 신호를 울렸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저우 총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 둘째날 연설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너무 높다”며 “중국은 더욱 건전한 자본시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불법적인 자금조달, 불충분한 금융서비스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며 “과도한 외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GDP 대비 대출 비율, 특히 기업 대출 비율이 너무 높다”며 “이 비율이 높을 수록 거시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는 오는 2020년까지 GDP 성장률을 최저 6.5% 이상 유지하면서도 부채가 증가하는 것을 적정 수준으로 제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높은 기업 부채 비율이 중국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며 “자본시장 개혁으로 이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현재 160%에 이른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전날 베이징 포럼에 참석해 “시멘트와 철강, 석탄과 평면 유리 등이 특히 문제”라며 “이런 단기 리스크를 정부가 잘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우 총재는 부채 위기를 해결할 방법으로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꼽았다. 그는 “더 많은 저축액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채널들이 더 많이 개발돼야 한다”며 “이는 기업 부문의 레버리지를 줄이고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급격한 축소에 대해서는 “외환보유고가 지난 1997년 이후와 2002~2008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지금 외환보유고 상에 유출이 크게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장가오리 중국 부총리도 포럼에 참석해 “중국 경제에 시스템적인 리스크는 없다”며 “우리는 증시와 채권, 부동산시장 등에서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저우 총재는 물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지니 로메티 IBM CEO,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CEO,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세계 저명 리더들이 참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 경제성장이 느려지더라도 필요한 구조적 개혁을 이행할 것이라는 점이 중국 지도자들의 메시지”라며 “이런 전환은 중국과 전 세계에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