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1.2조 채무유예 사실상 합의

입력 2016-03-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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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기존 ‘先 용선료협상 後지원’의 원칙에서 한 발 물러나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상선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오는 29일 채권단이 개시할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은 이미 채권단 내 잠정 합의에 이른 상태며, 1조2000억원 규모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는 내용 등의 안건에 대한 분위기도 현재로선 긍정적이다.

산은 등 채권단은 22일 오후 3시 채권자 실무자회의를 열고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 안건을 부의한다. 이에 앞서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에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했다.

이는 사실상 예정된 수순으로, 조건부 자율협약 돌입을 위한 일종의 절차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건부 자율협약 안건 부의와 함께 그간 현대상선이 발표한 자구계획안의 진행상황 등을 살펴보고, 현재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집회 등의 협상 부분 경과 상황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건부 자율협약을 진행할 경우 채권단의 지원 가능성과 규모 등도 논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에 대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는 내용도 오늘 논의한다”며 “현대상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없이 채권 만기 상환만 유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조건부 자율협약은 채권단 100% 동의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산은은 자율협약 개시 및 채권 상환 유예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 여부를 회신한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적으로는 오는 29일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하는 것으로 이미 잠정 합의를 이룬 상황이다.

이 같은 조건부 자율협약은 ‘先 용선료협상 後지원’이라는 산은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앞서 산은은 오는 4월 7일 만기를 앞둔 12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상환기일 연장에 대한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 안건이 지난 17일 부결되자,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채권단이 먼저 자율협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하는 상황에서 채권단의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면서도 “조건부 자율협약이기 때문에 용선료 협상이나 사채권자 만기 연장 등의 협상이 하나라도 무산되면 자율협약은 그날 바로 종료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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