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소니가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도입한다. 인사고과 점수가 높은 사원에게 부서 선택권을 주는 등 조직 개편 와중에 흐트러진 직원의 사기 진작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소니가 이번에 도입하는 ‘사내 FA제도’는 프로 야구에서 우수 선수가 원하는 팀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자유계약(FA)제에서 착안한 것이다. 인사 고과 점수가 높은 직원에게 자신이 가고 싶은 부서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2000년대 일본 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했던 사내 FA제는 사업부가 모집을 하면 직원이 손을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소니는 발상을 전환해 직원이 주도가 되도록 한 것이다.
소니의 사내 FA 대상은 일본 본사에서 같은 부서에 3년간 근무하고, 인사 고과 점수가 높은 직원들이다. FA를 선언하면 각 사업부가 이동 후의 직책 등을 담은 오퍼레이터를 발행하고, 그에 따라 직원들이 이동 여부를 판단한다. 첫 FA는 오는 4월 실시 예정이며, 200~300명에게 FA권이 부여될 전망이다.
소니는 1966년부터 ‘사내모집제도’를 마련해 각 사업부가 유능한 인재를 사내에서 모집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는 사업부에서 모집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던 만큼 직원 개인이 희망부서로 이동할 수는 없었다.
새로 시행되는 사내 FA제도는 FA권의 행사 기간을 연 1회로 제한하며, FA권을 부여받은 직원 정보가 사업부에 공개된다. 사업부는 매력있는 직장과 대우를 제시해 유능한 직원 확보에 적극 나서게 된다.
이와 함께 소니는 사내 공모 프로젝트에 직원이 응모할 수 있는 ‘커리어 플러스 제도’도 4월부터 시작한다. 그동안은 속한 조직에서 주어진 업무만 담당했지만 앞으로는 직원이 원하는 프로젝트도 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겸임 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은 근로시간의 20% 정도로 개인의 재량에 맡긴다.
소니는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통해 조직 개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유능한 인재가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소니는 중기 경영 계획의 일환으로 분사를 내걸고 책임 경영과 사업부 독립 등을 표방한 개혁에 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룹 간 인재 유동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상, 그룹의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