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데이터 공룡이 탄생한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IHS와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산출하는 영국 마르키트가 합병하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양사는 성명을 내고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합병회사‘IHS 마르키트’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회사의 시가총액은 130억 달러(약 15조원) 규모로 단숨에 경쟁업체 톰슨로이터와 블룸버그를 위협하는 거대 금융정보 회사로 발돋움한다.
이번 합병은 IHS 주주들이 합병회사의 지분을 57%를, 마르키트 주주들이 43%를 갖는 형태로 진행된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르키트는 신용시장 정보에 강점을 두고 있다. 주요국의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데 근거자료가 되는 PMI 산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반면 IHS의 경우 에너지와 상품, 운송 부문에 강점이 있어 양사의 합병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이번 합병으로 향후 3년래 1억25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IHS에 마르키트는 완벽하다”면서 “블룸버그와 로이터처럼 컴퓨터 단말기에 국한된 것도 아니고, 은행의 비용절감 조치에 큰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마르키트는 지난 2014년 뉴욕에 상장한 후 기업 사냥에 열을 올렸다. 작년 10월에도 인터랙티브데이터(IDC)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와의 경쟁에 밀려 실패로 돌아갔다. 인수 시도 실패 직후 마르키트 창업자 랜스 우글라는 제르 스테드 IH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M&A 관련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드 CEO가 은퇴 전까지 우글라 마르키트 창업자가 합병회사의 대표를 맡고, 이후 우글라가 회장직과 CEO직을 물려받게 된다고 FT는 전했다.
양사 합병의 이득은 또 있다. 합병회사가 영국 런던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법인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 미국은 법인세율이 35%인데 반해 합병회사는 영국에서 20% 초중반 대 법인세를 부과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이번 합병은 법인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