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관전포인트] 올해도 나왔네∼ 3대 메뉴 ‘책임경영·주주권익·이사선임’

입력 2016-03-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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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LG화학 구본준 등 총수일가 대거 등기임원 선임… 기아차 투명경영위·롯데칠성 채경수 前국세청장 등 주주가치제고·관료 출신 영입 움직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사업부문별 경영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는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 등을 비롯해 주요 주주와 기관 투자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사업부문별 경영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는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 등을 비롯해 주요 주주와 기관 투자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책임 경영’과 ‘주주권익 강화’. 올해 주주총회를 관통하는 주요 이슈다. 첫 ‘슈퍼 주총데이’였던 지난 11일과 무려 333개사의 주총이 몰렸던 18일에 주총을 개최한 기업들 다수가 오너가의 책임 경영을 강조하고 주주의 권익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안건들을 통과시킨 것. 사상 최대 규모인 총 819개 기업이 주총을 여는 오는 25일 마지막 슈퍼 주총데이에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올해도 삼성전자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고위 관료 출신의 사외 이사 영입전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이번 주총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짚어볼 만하다.

◇최태원 회장 등 등기이사 복귀… “책임경영에 나설 것” = 지난 18일 ‘슈퍼 주총데이’의 가장 큰 이슈는 최태원 SK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였다. 국민연금과 일부 외국인 주주들이 최 회장의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음에도 대다수 주주는 최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에 찬성하면서 최 회장은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최 회장의 복귀가 책임경영 강화로 이어지면서 SK그룹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있는 미래 사업 확보를 가능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SK그룹 측도 최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SK와 자회사들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경영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뿐만 아니라 대기업 오너일가 상당수가 등기임원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SKC 회장이 SK네트웍스 등기임원에 선임된 것. SK네트웍스는 대주주 일가인 최신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으로 렌터카 등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구 부회장은 이번 등기이사 선임에 다른 책임 강화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수처리 사업 등을 챙기게 된다.

또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고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을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의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도 나섰다. 논란 속에서도 최 회장의 복귀를 추진한 SK그룹이 SK㈜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가 고위경영진의 퇴직금을 최대 3분의 1가량 축소하며 권한을 낮췄다. 이와 함께 ㈜SK는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 회사의 투자 결정과 합병·분할, 재무 관련 사항 등 주요 경영 사안을 사전 심의하는 견제 장치도 마련했다.

기아차도 이사회 내 독립적 주주권익 보호 기구인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인수합병(M&A), 주요 자산취득 등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경영 사항이나 배당 등과 관련해 이사회에 주주의 권익을 반영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성과 배당으로 주당 3200원에 일회성 특별배당금 1600원을 추가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2014년 무배당을 견뎌 준 주주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937개사 주총… 금융회사 몰려 = 세 번째 ‘슈퍼주총데이’인 25일에는 819개 상장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연다. 하루 주총 건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두산, 한화, 현대중공업 등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351곳, YG엔터테인먼트 등 코스닥 상장사 569곳이다.

이번 ‘슈퍼주총데이’에도 두산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등 화두는 책임 경영과 주주권익 강화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관료 출신 인사 영입 여부가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롯데칠성음료가 채경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내이사로 새로 영입한다. 롯데그룹은 올해 관료 출신 인사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롯데손해보험이 문재우 전 금감원 감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롯데케미칼도 이장원 전 금감원 부원장을 사외이사로, 롯데하이마트는 김윤하 전 금감원 검사국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주총에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며 두산중공업은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2차관과 차동민 전 서울고검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한화그룹은 석호철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한화테크윈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또 이번 주에는 주요 금융회사들의 정기주총이 주로 몰려 있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의 정기주총은 물론 현대해상화재보험과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등 보험사와 증권사들의 주총이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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