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만에 쿠바 간 美대통령…오바마 ‘유머외교’

입력 2016-03-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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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전엔 3일…지금 3시간 안걸려” 호텔서 스페인어로 농담…쿠바TV 코미디쇼에도 녹화 출연도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방문에 앞서 유명 TV 코미디쇼에 출연, ‘판필로’로 분장한 코미디언 루이스 시우바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캡처 유튜브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방문에 앞서 유명 TV 코미디쇼에 출연, ‘판필로’로 분장한 코미디언 루이스 시우바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캡처 유튜브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쿠바 땅을 밟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유머 외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전용기를 타고 쿠바 아바나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전용기에서 내리기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쿠바 공용어인 스페인어로 “Que bola Cuba?(쿠바, 잘 지냈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전용기를 타고 쿠바 영토를 밟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쿠바 국민들에게 보내는 인사였다. 88년 전 미주회의 참석 차 쿠바를 방문했던 캘빈 쿨리지 대통령은 군함을 타고 카리브해를 건넜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숙소인 멜리아 아바나 호텔에서도 스페인어를 썼다. 그는 주(駐)쿠바 미국대사관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Muchas gracias(매우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1928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은 군함을 타고 3일 만에 왔는데, 나는 3시간도 안 걸려 도착했다”며 농담을 건넸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인구의 3분의 2가 시청한다는 유명 TV 코미디쇼에도 출연해 특유의 익살스러운 면모를 보여줬다.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대표 코미디언 루이스 시우바와 통화하는 방송 영상을 공개했다. 약 3분 길이의 이 영상은 풍바 프로그램 속 ‘판필로’로 분장한 시우바가 미국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국가대표팀간 야구 친선경기가 열리는 22일 날씨를 걱정하다가 카사블랑카(원래 의미는 하얀집, 극중에선 백악관을 의미)에 있는 기상관측소에 전화를 건다는 것이 엉뚱하게 백악관으로 연결돼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한다는 내용이다.

영상에서 시우바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를 받자 “백악관이라니 믿을 수 없다”면서 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 묻는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시우바는 “정말 오바마가 맞냐”고 몹시 흥분하며 자신이 쿠바의 판필로라고 소개한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TV쇼에서 본 그 판필로?”라고 반문한 뒤 쿠바식 은어로 “No me digas. Que bola?(말도 안돼, 별 일 없지?)”라고 말한다. 시우바는 오바마가 자신을 알고 있단 사실에 감격하고, 영상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바나에서 만나자”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2박 3일 일정으로 쿠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오전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22일에는 대중 연설을 한다. 그는 이번 일정에 부인 미셸 여사와 두 딸 외에 40명 가까운 연방의원과 10여명의 기업 총수들도 대동하는 등 쿠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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